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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2. 2019

명문 종가의 명절 접빈상

밀양 박씨 청재공파 박종 종가

상차림에 신선로, 육회, 반동치미, 육전, 고추전, 떡갈비, 명란젓, 토하젓, 족편, 김부각, 죽순나물, 노각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울외장아찌, 장조림을 선보였다.

전남 나주에서 광주로 가는 길목에 우시장이 발달해 이 지역에는 육류를 사용한 음식이 많다. 강정숙 종부는 다양한 소고기 부위를 활용해 떡갈비, 육전, 장조림, 족편 등을 만들었다. 이 가운데 떡갈비는 종부가 임신했을 때 시어머니가 남몰래 화롯불로 직접 구워준 음식으로 그 맛을 지금까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나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곰국과 홍어구이를 꼽을 수 있다. 곰국은 1800년대 말엽 저자 미상의 <시의전서>에 ‘膏飮(고음국)’이라는 음식명으로 처음 등장한다. ‘고음국’의 고음(膏飮)은 조리법 ‘고다’의 명사형 ‘곰’을 한자어로 빌려 쓴 표현이다. 곰국은 다리뼈, 사태, 도가니, 흘떼기(소 힘줄이나 근육 사이에 박힌 고기), 꼬리, 양, 곤자소니(소 창자 끝 기름기 많은 부분), 전복, 해삼 등을 큰 솥에 함께 넣고 물을 많이 부은 뒤 뭉근하게 약한 불로 푹 고아 만든 진한 국물 보양식으로써 만드는 조리법 ‘곰’과 음식 유형 ‘국’이 합성된 음식명으로 볼 수 있다. 종가 대표음식 중 또 다른 하나로 나주 영산포에서 유명한 홍어를 프라이팬에 구워 고추장 양념장을 바른 홍어구이가 있다. 삭힌 홍어를 날 것으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먹을 수 있게 팬에 구워 익히는 조리법으로 바꿔 종부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음식이다.



강정숙 종부의 반동치미


종부는 향토음식체험문화관에서 반동치미, 배추김치, 반지 등 김치류를 주로 가르친다. 그 가운데 시어머니에게 배운 반동치미는 종가를 대표하는 김치로써 나주 특산물인 배를 갈아 넣어 단맛을 내고, 조기 살을 발라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반동치미라는 명칭은 형태상 배추김치와 동치미의 중간(半, 반) 모습이라는 설과 겨울 절반에 해당하는 동지 무렵에 먹는 김치라는 설, 반가(班家)의 김치라는 설까지 다양하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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