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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2. 2019

삶이 담긴 음식 이야기

지난 5년간 전국을 찾아 종가음식과 이야기를 기록했다. 기록에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음식 조사는 온전히 '만드는 사람'에게 집중해야 되고 출발점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새벽녘 차를 몰고 잠을 뒤로한 채 종가를 오가던 발걸음은 늘 가벼웠다. 종가에서 오늘은 어떤 음식이, 어떤 이야기가, 어떤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나는지 난 늘 궁금했다. 항상 첫 만남은 나를 거절하면 어쩌나 하는 두렵기도 한 난처함과 마주하지만, 한 번이 두 번되고, 두 번이 자주가 되면 종부와 종손 어르신들은 빈틈없이 한 상 가득 음식을 차려 두 팔 벌려 맞아주셨다. 결국 기록의 시작은 만남이었다. 그런데 만나서 내가 원하는 답만 들으려 했다면, 그들의 삶에 들어가지도 그들의 삶을 기록하지도 못 했을 것이다.


현장조사를 위한 중요한 훈련 아닌 훈련을 하게 된 5년이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난 새 직장을 찾아 옮겼다. 그동안 한식 전체를 봐왔다면, 이제는 김치에 집중하게 됐다. 주제가 단순해졌을지 몰라도 오히려 더 깊어졌다. 종가에서도 김치를 조사했지만, 다른 음식과 조화 속에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김치에 담긴 이야기는 물론 삶, 문화, 정서, 공감까지 이해해야 한다. 한식의 유형은 궁중음식, 반가음식, 종가음식, 향토음식, 전통음식, 사찰음식 등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한식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김치 또한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되며 특징이 존재한다. 이제 그 특징을 하나씩 찾아보려 한다.



대구 팔공산 양진암 칠백고지에 묻힌 김장 김칫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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