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발견한 소음

조용하지만 소란스러운 글의 다른 얼굴

by 도담도담 J

한참 동안 사람들의 소리를 눈으로 보았다. 말이 아닌 글이었으나 글 속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꽤나 시끄러웠다.

그 소음은 그동안 글을 쓰던 내게 혼란과 피로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 영향으로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다듬던 글들은 끝내 내놓지 못한 채 저장만 해두었다.


처음에는 세상에 다시 한 발짝 다가서는 기분이었고,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설렜다. 그러나 글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자, 두려움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나는 다시 한 발짝 물러나게 되었다.


글 속의 소음과 내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그 소음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마음의 피로는 컸다. 논쟁과 비난, 조롱이 가득한 문장들을 읽으며,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이 또한 현실의 한 단면임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생각의 차이 역시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또한 글을 쓸 때 내가 지켜야 할 태도와 책임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기에, 이 경험이 완전히 부정적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마음이 한동안 혼란스러워,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조금 버겁게 느껴질 뿐이다.


마치 기분 좋게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
사람들의 다툼 한가운데 서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지금의 나는 숨을 고르고, 다시 나의 길을 향해 걷기 위해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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