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안녕하셨나요?

2년 반 만에 인사 드립니다

by 버들

30분 전에 25년이 저물고, 26년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그간 안녕하셨나요?

어떻게들 지내셨을까요.


제 글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까만 밤하늘에 대고 안부를 묻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영화 러브레터의 문장도 생각나네요.

잘 지내고 계셨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벌써 2년 하고도 반이 지났습니다.


저는 두 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육 개월의 쉬어가는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간 크고 작은 이벤트가 많이 있었어요.

우울과 무기력을 이겨내고자 병원을 다니고

불안정한 상태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웹소설 작가로 데뷔를 하고

새로운 직장을 가지고

업무로 인정도 받고

회사 생활에 깊은 고민을 가져보고

최근에는 이사를 준비하며 아기 계획도 세워보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먼저, 26년도 계획을 세우다가 브런치가 떠올랐습니다.

한때 무척 애정을 가진 공간이거든요.

부족하고 못난, 토해놓기 바쁜 제 글을 다정한 눈으로 봐준 분들이 계신 곳이에요.


아주 오랜 시간 비워두었지만,

드문드문 들어와 읽어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브런치를 계속 머리 한편에 두고 있었지만

다시 시작하기가 두려웠어요.

한때 제가 느낀 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지만, 그런 운이 다시 따라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누군가 읽어주길 바라고 쓴 글을, 아무도 읽어주지 않으면 무슨 의미일까?

브런치에 있는 다른 작가님들처럼 유익하고 유니크한 글을 써야지, 내가 글은 평범하고 진부한걸.

뭐 이런 생각들이 앞섰습니다.


요새 저는 건강해졌어요.

뭐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된다는 걸, 이게 워킹하는 진실이란 걸 경험했거든요.

때가 언제이든지, 놓지 않으면 언젠간 손에 쥘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로

건강해졌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저의 행복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특히 건강해요.


길고 긴 터널을 지나고 나니, 다시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습니다.


그간 쌓아온 이야기들을 어디서부터 풀어내면 좋을까요.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실지, 어떤 공감을 나눌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우리가 사랑하는 한국의 감독님이 말씀하셨죠.


그 말 또한 참 많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관점이 다른 해석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개인의 이야기는 힘을 갖는다는 말이잖아요?


저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지 않으려 해요.


앞으로 종종, 최대한 자주 찾아뵐게요.


갓 시작한 26년,

매 순간 행복하지 않더라도 되돌아보면 좋았지, 하실 수 있도록

깊이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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