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정말 수용성이라면 좋았을 텐데

23.08.20 오늘의 감정

by 버들


난 우울이 수용성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울은 수용성이라

씻으면 씻겨 내려간다는 표현자체는 좋고

실제로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우울이 수용성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샤워를 할 때면
우울이 씻겨 내려가는 게 아니라
이 물에 잠겨버릴 것만 같았다.

물에 우울이 녹는 게 아니라
몸이 물을 머금는 느낌이었다.

샤워를 하다 보면
여러 생각이 계속 떠올랐고
그러다 보면 이게 샤워기에서 나온 물인지
나의 눈에서 나온 물인지 모르겠던 적이 많았다.


우울이 정말 수용성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작가의 이전글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란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