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부끄럽고

by 부뚜막위고양이

미안하다. 꼭 이런 날만 너희가 생각나서.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니지. 변명이란 건 알아.
그렇지만 미안해. 부끄럽고. 4월 16일만 되면 여기저기서 노란 리본을 둘러.
근데 웃긴 건 남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날엔 그런 일이 없어.
한 번쯤은 그래도 되는 거 아닌가? 뜬금없이 노란 리본을 두르고 다녀도 되는 거잖아.
미안해. 꼭 이런 날만 글을 써서.
근데 너무 부끄럽지만 글이 써져. 그것도 너무 잘 써져서 문제야.
부끄럽다. 내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게. 이제 와서 이런 게 무슨 소용인 지 모르겠다만.
오늘만큼은 용서하지 마. 화도 내고 비난도 하고 그동안 많이 용서 해왔잖아.
근데 우린 또 못 지켜냈어. 어른이 된 지금 힘도 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그러질 못했어. 부끄러워.

7년 전 뉴스를 보며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던 날이 7년 뒤 다시 눈물 흘릴 일이 생겼어.
정인이.
아마 너희들 있는 곳에 도착하고 이미 이름도 알겠지.
정말 웃는 모습이 이쁘더라. 나도 실제로 보진 못했어.

미안해. 부끄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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