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liking)

내가 좋아하는 것들

by 부뚜막위고양이

취향(liking)이란 단어 참으로 다양한 색깔을 가진 단어가 아닌가 싶다. 저마다 갖고 있는 취향은 다양하니, 취향의 사전적 의미는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이다. 내 취향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다채로웠다. 청소년기부터 성인이 갓 되어 뭘 해야 될지, 뭐가 좋은지 모를 때도 있었고 지금은 나의 취향을 정하고 가늠해보고 비교중이다.

청소년의 내 옷의 취향은 엄마로부터 왔다. 그냥 사주는 옷을 입었다. 신발은 독특하게 아버지가 항상 나이키 매장으로 가서 쿠션감과 기능을 항상 따지며 나에게 강제로 맞춘 운동화를 사주셨다. 청소년기엔 그게 상당히 불만이었다. 내가 원하는 취향보단 아버지의 취향을 내게 입혔고, 엄마는 그냥 가격 저렴하기만 하면 장땡인 옷들. 그것들을 입고 신으며 살아온 지 어언 17년. 내게 해외직구라는 매체는 나의 소비생활과 취향을 송두리째 바꿔줬다. 무엇보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구매하면 가격 또한 저렴해서 해외직구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내 한 달 용돈 20만 원을 어떻게든 맞춰 신발과 시계, 옷 등을 샀다. 재밌었다. 택배 기간이 상당해서 항상 제품이 나한테 오길 바라고 바랐다. 지금 그 옷들과 신발을 보면 내가 이걸 왜 샀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샀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 사다 보니 옷장에 있는 제품부터 할인한다고 ‘일단 결제하고 보자’로 샀던 제품들도 상당했다. 구매한 옷들을 활용하기보단 내 옷장에 없는 옷들을 보며 갈증을 일으켰고, 그렇다 보니 입지 않은 옷들도 많고 버려야 할 옷들도 많았다. 2021년엔 덜 사고 더 입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면서 조금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돌봐줘야겠다.


요즘 한창 인기가 있었던 질문인 부먹, 찍먹 논란과 하와이안 피자(파인애플이 들어간)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 ,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호불호까지 다양한 취향들이 존재하는데 나는 찍먹파에 하와이안 피자를 싫어하고 민초(민트 초코) 파이다.

먼저 찍먹파를 하게 된 이유는 맨날 탕수육을 시키면 나는 자동으로 소스가 부어져 있는 중국집을 갔다. 그러다 보니 눅눅한 튀김옷이 익숙해질 무렵에 소스가 덜 묻은 탕수육을 먹는 순간, ‘아 이게 탕수육의 매력이구나’를 깨달았다. 항상 말랑말랑했던 튀김옷의 식감이 재미가 없었는데 눅눅하지 않은 튀김옷을 씹으니 바삭한 식감과 씹는 느낌이 훨씬 좋아졌다. 그 뒤로 항상 나는 찍먹파였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있겠는가. 요즘은 중국식당 가서 탕수육만 있다면 어떻게 먹든 좋다.

하와이안 피자. 흔히 과일을 구워 먹는다는 생각은 조금은 낯선 음식이지만, 의외로 과일을 구워 먹으면 단 맛과 과일 특유의 맛이 살아는 경우가 많다. 그중 파인애플도 바비큐에 항상 구워 먹는 과일 중 하나인데 바비큐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하지만 피자에서의 파인애플 단 맛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아무래도 음식에 과한 단 맛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단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뜬금없이 피자 위에 올라간 파인애플 조각에서 나오는 과즙이 필요 이상으로 달기 때문에 나는 거부감이 든다. 과일은 그냥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는 결론이다.

민초는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치약에 초코를 입힌 맛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배스킨라빈스에서도 쿼터에 민초만 담아서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민초를 좋아하지 않아 실망이다. (맛있는데..) 차라리 치약을 먹지 왜 민초를 먹냐는 발언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안다. 치약 맛이라는 걸, 하지만 깔끔하고 거기에 중독성 있는 ‘화~’한 느낌에 달달한 초코가 과하지 않게 들어가 있어 맛의 벨런스가 훌륭한대도 저평가받고 있는 식품이지 않나 생각한다. 다행히 요즘은 민초파가 늘고 있고 흔히 찾아볼 수 있어서 좋다. 자신이 관심받길 원하고 민초를 도전해보지 않았다면 한 번 도전 해보길 바란다.

취향 하면 아무래도 이상형을 빼놓을 수 없다. 내 이상형은 초등학생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원더걸스 전 멤버 , 현 배우로 활동 중인 ‘안소희 님’. 아무래도 고양이상과 무쌍이 매력포인트이지 싶다. 10대의 발랄함과는 다르게 조용하며 의외의 개그코드로 매력이 꽤 넘치지만 예능 활동을 거의 하질 않아 TV에선 보기 힘들었다.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이며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현하여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게다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또 다른 모습과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유튜브 프리미엄이 아깝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20대 중반이 되고선 그 사람의 옷 입는 방식도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옷이라는 건 자신의 개성과 색을 들어내기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맞는 옷과 감각을 보게 된 것 같다. 그전엔 옷은 그냥 나 혼자 잘 입고 다니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 나와 비슷한 취향과 스타일을 찾기 시작한 것 같다. 이러다 눈만 높아지고 혼자 살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내 감정을 털어놓고 깊게 공감할만한 사람이 내 인생에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 크흡)

이렇게 내 취향을 알아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일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10대엔 책이란 것, 글이라는 것에 부정적이고 쳐다보면 항상 다른 생각하기 급급했던 시절에서 몇 분짜리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내 꿈은 내 취향이 가득 담긴 인테리어에 커피와 책을 판매하는 동네서점을 운영하며 에세이와 시, 그리고 소설을 쓰는 게 아무래도 내 삶이지 싶다. 앞으로도 변하겠지만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글 쓰는 게 이렇게 재밌는 거면 진작 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