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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빈 Jan 29. 2023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디자이너

타인의 의견은 나의 노력을 능력으로 완성시켜 준다.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만든 디자인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키기 위해, 타인의 피드백을 반드시 받게 됩니다.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말이죠.


대학교에서의 교수님이 주는 피드백, 회사에서 동료 혹은 리더가 주는 피드백, 클라이언트가 대행사에게 요청하는 피드백 그리고 사용자가 주는 피드백 등.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의 디자인을 완성시키려 노력합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에게 피드백이란 '디자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드백 없이는 시장에서 팔리는 디자인을 만들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경험이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기 전에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어떤 자세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을 통해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인지 여러분과 함께 알아가고자 합니다. 피드백을 받는 경험이 무엇인지 여러분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피드백을 잘 받는 경험'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잘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남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타인의 피드백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길 바라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한 디자이너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웃음)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 이어령



어떻게 반영할지에만 고민하지 말고, 왜 이런 피드백을 받았을지에 집중하자


디자이너들이 경험에 익숙해지면 흔히 하는 실수입니다. 문제 해결에 방법을 '어떻게 디자인하지?' '어떻게 수정하지?'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물론 피드백을 어떻게 반영하냐도 중요하지만, 이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최초 설정한 목표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큰 그림을 보며 피드백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렇기에 어떻게 반영할지에만 집중했다면 아직 피드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저는 '피드백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는 디자이너'가 피드백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왜 이런 피드백을 줬을지 그 시작점을 찾는 것입니다. 타인의 시각에서는 '문제의 시작점'이기 때문이죠. 타인에게는 분명 문제로 느껴졌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타인이 가진 역량만큼 제시해 줍니다.


타인이 제시한 이 방법을 우리가 충분히 이해해 해결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려면, 타인의 입장에서 피드백을 준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타인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그도 모르는 니즈를 먼저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험의 본질을 이해하고 시장에서 먹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어떻게 디자인하지?' '어떻게 수정하지?'에 익숙해지면, 시장에서 먹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성장을 원하고, 팔리는 디자인을 만들길 원하신다면 '왜 이런 피드백을 주었을까?' '어떤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을까?' '이를 통해 어떤 나은 경험을 원하는 걸까?' 등. 피드백, 그 본질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피드백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면,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자


평소 제 글을 읽는 독자분이라면 지겹게 들으셨을 겁니다. 피드백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의 피드백을 온전히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누구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백 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네요.)


프로젝트의 배경(문제)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목표를 설정했으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야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인지 등. 프로젝트의 시작 지점부터 끝 지점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든 이로부터 받는 피드백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고, 더 먹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게 막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 영역만 책임지면 된다' '전략 같은 건 모르겠고 내가 만드는 디자인이니 자랑할 만큼 예뻐야 된다' '기획이나 사업팀에서 자꾸 디자인을 못생기게 만든다' 등. 이런 생각들만 피한다면 프로젝트를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문제 해결의 영역을 스스로 좁히는 안 좋은 생각들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프로젝트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합니다. 오늘보다 내일 더. 그렇기에 시장에서 반드시 팔리는 상품을 내놔야 합니다. 그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피드백들이 오고 갈 것이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이 만들어집니다. 즉, 피드백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며, 그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겐 큰 책임이 따른다


실무에서 회사 동료 그리고 에이전시에게 피드백을 전달할 때마다 많이 느끼는 부분입니다. 자신의 의견이 프로젝트에 큰 흐름을 바꿀 수 있기에, 정말 먹히는 피드백을 제시해야 합니다. 잘못된 피드백으로 설정한 전략에서 멀어질 경우, 피드백을 준 사람과 이를 의심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반영한 작업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겐 큰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정말 먹히는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 이미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합니다. 사업 전략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비주얼과 메시지를 개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에게 피드백을 줄 권한을 부여할 수 없습니다. 그 기준을 객관화할 수 없는 게 문제지만...


그렇기에 우리가 피드백을 잘 받기 위해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할 경우, 무능력에 논쟁을 하거나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알면서도 수동적으로 디자인하지 않으시길 당부드립니다.


'우리는'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더 많이 이해하고 방법을 제시하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남들과 다르게 말이죠. 번거롭고 힘든 과정이지만, 이를 통해 분명 우리는 시장에 먹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역량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때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무책임과 무능력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능력이 상승하고 있진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기억하세요. 피드백을 주는 사람에겐 큰 책임이 따릅니다.




결국, 디자인은 혼자만의 능력으로 완성시킬 수 없다


디자인을 완성시키는 동력은 피드백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의견 없이는 절대로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디자인을 만들 수 없습니다. 혼자만의 만족을 원한다면 예술을 해야겠죠.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이성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디자인에 괜한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트집을 잡더라도, 피드백을 통해 그보다 더 나은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위기와 고난을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 경쟁의 세계와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피드백입니다. 끊임없이 의견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경험이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절대로 혼자서 만족하고 일찍 완성시키지 마세요. 항상 타인의 의견을 받으려고 노력하시고, 이를 통해 내가 보지 못한 문제를 얻었다는 것에 기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디자인은 공동체가 이뤄낸 결과물입니다.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 만들고자 하는 경험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를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타인이 주는 피드백의 질도 중요하지만, 이를 더 해결법에 가까운 방향으로 가공해 생각하는 자신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타인의 피드백은 나의 노력을 능력으로 완성시켜 준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분명 시장에서 먹히는 결과물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늘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에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웃음)


"자기 머리로 생각하면 겁날 게 없다네. 그 사람만의 생각, 그 사람만의 말은 그 사람만의 얼굴이고 지문이야. 용기를 내서 의문을 제기해야 하네. 간곡히 당부하네만, 그대에게 오는 모든 지식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지 말게나."

-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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