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채널예스 2019년 3월호
여행이 관점의 문제라고 한 적이 있어요. 새로운 관점으로 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르는 상태일 때가 주는 마법 같은 게 있어요. 흔히 사림들은 특히 미술에 대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요 하지만 앎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기대가 생기고 목표 의식이 생기기 때문에 온전히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을 집중해 들여다보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앎을 배제한 상태로 마주치고 인상과 과정을 잘 모아둔 다음부터 앎의 영역으로 가는 쪽의 감상법을 선택하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아는 것만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아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아는 것만 봐요. 여행자로서 저를 생각해보면 처음 해외 여행을 파리로 갔었는데 간판도 너무나 예쁘고 지나가는 모든 생명이 저한테 의미로 다가오려는 경험을 했어요. 하지만 이후 프랑스에 살면서 본 파리는 전혀 저한테 다가오지 못했거든요.
- 인터뷰, 최혜진 질문을 던지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