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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드나무 Jan 19. 2017

웨스트윙 시즌2

웨스트윙 시즌2를 시작했다. 시즌1 떡밥을 정리하자마자, 시즌1에서 말로는 거의 진 적 없던 민주당 남성 샘 시본(주인공이다)이 TV쇼에서 공화당 여성에게 발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TV쇼를 지켜보던 동료들은 '팝콘 가져와'라면서 즐거워하고, 샘은 에피소드 내내 동료들에게 신경과민적으로 반응한다. 근데 이게 재밌다. 샘이 반응하는 대상이 전부 여성이다. 여성들은 그냥 인사를 건넸을 뿐인데, 샘은 '지금 나 놀리는 거냐?'고 되묻는 장면들이 두어차례 반복된다. 이 에피소드 초반에는 극의 거의 유일한 여성 참모진인 C.J에게 남성 참모들이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지점과 버물려져서 아론 소킨이 뭔 얘기를 하고 싶었는지 명확해진다. 2000년에 남성 각본가가 쓴 드라마인 걸 생각하면 굉장한 장면인 듯. 그러고 보면 시즌1 내내 C.J가 페미니스트로서 발언하고 남성 참모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장면들이 꽤 나왔다. 나는 이런 걸 지지한다. 여성혐오가 문제인지도 모르겠다는 듯이 그리는 거는 당연히 말고, 여성혐오가 사라졌거나 애초에 없었다는 듯 이상적인 세계를 그리는 거 말고, 실재하는 여성혐오를 그려내면서 문제를 문제로 부각시키는 방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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