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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부부 Jan 07. 2022

복직도 벌써 6개월인데...

익숙했던 일도 아직 버벅거린다

삼성과 LG의 잠정 실적 발표날이다. 보통 삼성과 LG가 처음으로 이제 실적 시즌이 도래했음을 알린다. 잠정이긴 하지만 대략적인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날이어서 산업부에서는 나름 중요한 이벤트다.

엄마 노트북 만지기에 여념 없는 아들 사진=글쓴이

수습 땐 실적 기사 하나 처리하는 것도 버거웠다. 수습을 떼고 연차가 쌓였을 땐, 과장을 많이 보태 숨 쉬는 것처럼 익숙한 일들이었다. 그랬던 일들이 복직하고 오랜만에 삼성 LG 실적을 처리하자니, 몇 년 좀 쉬었다고 손놀림이 익숙하지가 않고 머리 회전도 느리다.


온라인 기사라 바로바로 송고해야 하기에 마음은 언제나, 늘, 바쁜데 머리는 마냥 거북이 걸음이다. 그러니 키보드 위의 손은 어디를 눌러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총체적인 난국의 상황이다.


이날은 오전 당직에 실적 발표까지 겹쳐 매우 바빴다. 덕분에 아이 등원을 남편에게 맡기고 일찍이 출근했다. 역시나 몸은 회사에, 마음은 집에. 아들이 눈에 아른아른 거린다. 밥은 잘 먹었는지, 등원은 잘했는지, 새벽에 훌쩍이던 코는 괜찮은지,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나는 일과 육아를 둘 다 잘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슈퍼맘' 이딴 건 없다. 물론 두 가지를 모두 잘 해내는 엄마들이 있겠지만, 난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잘 안다. 그런 마음으로 육아든 일이든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는 게 최고란 다짐으로 매 시간을 임하는데, 언제나 아이 생각이 아른한 건 엄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키우며 일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주변 상황이나 여건이 나를 받쳐줄 수 있을 때까지는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취재하고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게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는 순간이 오면 그땐 "에라이 모르겠다" 이런 심정이다.



<페이스북에 간단히 적었던 7일 소회. 짧은 글이지만 살을 붙여 브런치에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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