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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ffalobunch Apr 01. 2019

기브 앤 테이크



이제는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Give and Take’, 말 그대로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이것만 잘해도 인간관계에 있어 본전은 찾을 수 있다.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 거기에 약간의 센스만 첨가되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여기에서 센스라고 함은 상황을 판단하여 가감할 수 있는 감각적인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단 물질적인 Give and Take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면에서 적용될 수 있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여기에 적용이 된다면 미운 놈의 환심도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떡 하나로 적을 품어 내게 득이 되게끔 한다면 이만큼 훌륭한 전략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사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미운놈은패고싶다

그러나 너무 철두철미한 Give and Take는 경험상 오히려 반감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대학시절 A후배에게 밥을 사게 된 적이 있었다. 나는 엄연히 불문율처럼 작용했던 후배들 ‘선배 찬스’의 희생양이었는데, A후배는 누군가에게 얻어먹는 것에 대해 상당히 예민했던 모양이다. 내가 사줬던 그 가격만큼의 디저트를 사야만 직성이 풀렸고, 심지어 그 가격보다 적은 메뉴를 고르자 남은 차액만큼 다시 내게 현금으로 주려고 하였다. 한사코 거절했으나 태도가 너무 완강하여 결국 차액을 돌려받은 기억이 있다. 그때의 당황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반대로 Give and Take에서 Take만 취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자존감을 세워주거나 혹은 내가 이 정도의 대접은 받아야 마땅한 고귀한 존재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부류도 있다. 그들은 상대방으로부터 Take 할 수 있음을 ‘갑을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도 언젠나 갑을 관계의 ‘을’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원치도 않은 Give를 하고, 그 뒤에 응당 따라올 것으로 Take를 기대하는 행동도 지양해야 마땅하다. 이런 종류의 Give는 비련 한 짝사랑의 주인공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누굴 탓하겠는가? 자신이 자초한 셀프 짝사랑인데! 물론 열 번 찍어 상대방의 환심을 산다면야 기어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요즘 시대에 삼세판의 정신도 쉽게 적용되기 힘들다.

아무튼 Give and Take는 그 상대방의 호감과 반감 사이의 미묘한 외줄 타기를 잘해야만 한다. 그것도 못하겠다면 상대방의 Give에 1.5배만 더하여 돌려주면 앞에서 말한 본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은 그래서 내가 Give 하면 Take 할 거야?

아니면 Give up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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