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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ffalobunch Apr 24. 2019

남은 시간



당신이 살아온 20-30년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그 인생의 길이가 길었다고 생각하는가 짧았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길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 같다.

눈 깜짝하니 20대고 눈 깜짝하니 30대다. 앞으로의 시간은 더 빨리 가겠지. 시간에 대한 체감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시간이 날아가는 화살이라고 한다면, 부모님께서 느끼는 당신의 시간은 아우토반 위에 달리는 슈퍼카 정도라고 한다면 맞는 비유이지 않을까.

그런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다. 이제 뭐 하나 해봐야겠다고 생각할 그때쯤 그들 앞에 우리 존재가 나타났다. 그때부터 그들의 삶은 온 데 간데없고 우리에게 맞춰진 삶을 살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희생을 강요당하는 삶을 살아왔다. (물론 강압적이기보다는 그 당시 시대상이 그러하였고, 삶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 자체가 부모님 당신의 행복보다 자식들이 우선이 되었던 시대를 살아왔다.)

부모님의 나이를 60세라고 가정하고, 인간의 평균수명과 비교해 볼 때, 우리 부모님의 남은 여생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20년이라면 우리가 오늘까지 살아온 그 짧디 짧은 시간, 눈 깜짝하니 지나갔다던 그런 시간 아니였던가. 그 시간도 온전히 건강하게 살아 계셨을 때 허락된 시간일 뿐, 인생은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당장 앞에 닥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 때문에, 정작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너무나도 쉽게 놓치고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돈과 명예, 권력도 죽음 앞에서 그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부와 권력을 목숨과도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반박할 여지도 없을뿐더러 그런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다. 정작 제 살을 갉아먹으면서도 그것들을 위해선 행복해할 게 분명하기 때문에.

결론은 시간을 아껴야 하겠고, 그 소중한 시간을 행복한 곳에 써야 하겠다. 그리고 부모님께 잘해야겠다. 부모님께 가장 잘하는 일은 용돈을 두둑이 드리고 집 평수를 넓혀 드리는 것이 아니고, 그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 일 것이다.

명심하자. 내가 살아온 짧았다고 생각한 20-30년의 시간이 앞으로 부모님께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남은 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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