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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ffalobunch May 02. 2019

빨리 빨리



세상은 쉼 없이 돌아가고 과학기술은 1분 1초를 앞당기기 위해 연구에 또 연구를 한다. 똑같은 제품이 0.01초 라도 처리속도가 빠르면 그 값은 더 높게 매겨진다.

사회는 빨리 빨리에 익숙해져 있다. 반세기 만에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우리는 빠르면 우수하고 빠르면 똑똑했다. 남들보다 빨리 알아내고 남들보다 빨리 행동하면 남들보다 빨리 성공했고 남들보다 빨리 많은 부와 명예를 얻게 되었다.

빠르면 효율적이라 여겨졌다. 왜냐면 시간은 돈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빠르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고 똑같은 시간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근데 의문이 든다, 정말 빨라야만 효율적일까? 물론 빠르면 효율적일 확률은 높다. 하지만 어떠한 변수도 존재하지 않을 때 성립할 수 있는 이야기 같다.

우리의 삶은 객관적인 수치로는 예상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작용하고 이를 통해 때론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도무지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연 같은 놀라운 일들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빠르면 효율적이라는 말 앞에서 무시당했던 가능성들이었다.

그들이 남들보다 늦었다는 이유로, 세상의 기준에 뒤쳐졌다는 이유로 낙오자 신세가 되어 집념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면,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회가 인정하는 그런 부류의 삶들만 선택하여 살아가게 되었다면, 불굴의 집념으로 성공한 수많은 위인전 속 인물들은 역사 속에서 그냥 보통사람으로 잊히고 말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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