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인가요? 자본가인가요?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by 아이맘띵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 돼라.”
엄마가 어릴 적 제게 하시던 말씀입니다.
땡볕에서 일하는 삶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바라는 마음이 담긴 조언이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같은 말을 해주고 싶지 않요.

왜냐하면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아니더라고요.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임승수 지음, 시대의 창)에 이런 글귀가 나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노동력을 누군가에게
'판매'해서 그 누군가,
즉 자본가가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삽니다.
그들을 노동자라고 부르죠.
자본가는 노동자와는 달리 사업을 할 종자돈,
즉 '자본금'이 있습니다.
그 돈으로 땅도 사고 공장도 짓고
기계도 들여오고 노동할 사람도 고용하죠.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시장에 내다 팔아
이윤을 남겨 회사 규모를 키웁니다.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죠.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해 임금을 받는 존재이고, 자본가는 자본금으로 공장을 세우고 노동자를 고용해 이윤을 남기는
존재이죠.

자, 여러분은 노동자인가요?
자본가인가요?
(노동자 할 때는 자로 끝나고 자본가일 때는 왜 자가 아니라 가로 끝나는가 이거부터가 심히 거슬립니다.)


겉으로는 당연한 구조 같지만, 책을 읽을수록 묵직한 질문이 따라옵니다.

‘왜 내가 일한 만큼 가져갈 수 없는 걸까?’


저는 지금껏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공정한 체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노동자라면 누구든 화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차근차근 짚어주지요.


그러나 책은 단순한 비판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너머의 고민을 던집니다. 노동자와 자본가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가 하는 질문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해라”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대신 “너만의 일을 찾고, 언젠가는 노동자와 함께 성장하는 자본가가 되어라”라는 말해주고 싶어요.


이 책을 통해 저는 자본주의 사회의 민낯을 다시 보게 되었고, 무엇보다 나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가야 할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노동자라면, 내 권리와 의무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깡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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