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은 누가 끓이는 게 맞을까?
지난주 목요일, 아이의 생일이었다.
아이가 주문한 찰밥을 처음 만들어 보고, 정성껏 미역국을 끓이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옆에 있던 딸에게 말을 건넸다.
“첫별아, 엄마가 첫별이를 낳느라 애썼는데 왜 미역국을 엄마가 끓이고 있지?”
딸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엄마, 나는 미역국 별로 안 좋아하니까 엄마가 많이 먹어. 됐지?”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다.
내가 배 아파서 낳았는데, 아이의 생일날 미역국은 늘 내가 끓인다.
아마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나는 아이의 생일에 정성껏 미역국을 끓이고 있겠지.
그러다 문득, 나 역시 내 생일마다
정성껏 미역국을 밥상에 차려주셨던 엄마가 떠올랐다.
이제는 내 생일상에 엄마의 미역국이 오르진 않겠지만,
그동안 한결같이 끓여주신 그 마음과 정성이 고맙다.
시간이 흘러 딸이 내 나이쯤 되었을 때,
그날 엄마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떠올리며
나와 같은 생각에 잠길 날이 오겠지.
그날 저녁,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부른 뒤
딸이 나를 안아주며 말했다.
“엄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