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는 다정하게, 나에게는 익숙하게
신랑이 출근할 때 우리는 뽀뽀를 한다.
토닥토닥 안아주고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한다.
이 의식은 신랑의 출근길이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이게 사랑이 담긴 건지, 그냥 오래된 습관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신랑이 출근 준비를 다 하고 나오며 “갔다 올게” 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배웅하려고 일어섰다.
그때 첫째는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방 앞을 지나가던 신랑이 첫째를 보더니,
“어? 우리 첫별이~ 좋은 하루 보내!”
하는데, 목소리가 달랐다.
분명히 달랐다.
저음과 고음, 낮음과 높음이 오가며
이건 아내에게 하는 인사와는 다른 톤이었다.
온도차가 확 느껴졌다.
“오빠, 이거 나랑 너무 차이 나는 거 아냐?”
웃으며 말하자 신랑이 잠시 멈추더니,
“당신도… 좋은 하루 보내.”
머쓱하게 덧붙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한참을 놀렸다.
“나 속상해.
나한테도 좀 다정하게 해 봐~”
그러면서도 괜히 웃음이 났다.
신랑은 나와 딸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딸에게는 봄 햇살 같은 인사를,
나에게는 익숙함 같은 인사를 남기고.
사랑에는 늘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처음의 뜨거움은 잦아들고,
대신 더 깊고 조용한 온기로 바뀌는지도 모른다.
딸에게는 다정하게,
나에게는 익숙하게 남긴 인사 속에는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내며
가족을 지켜가는 신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이제 나는 신랑의 뒷모습을 보고, 알고, 느낄 수 있다.
익숙함 속에 담긴 마음이 보이니
마음 한켠이 미안해서
오늘도 출근길 인사를 멈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