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땐 손들고 기다려
저는 옛날 사람이라 밥상에서는 말하지 말고, 흘리지 말고, 반듯하게 앉아서 먹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음식물이 밖으로 튈 수도 있으니까 그 말도 맞긴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을 수 있겠어요.
말도 하고, 대화도 좀 해야 밥맛이 나지요.
저희 집 식탁은 조금 달라요.
저녁 식사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시끄럽고, 동시에 제일 많이 웃는 시간이거든요.
다섯 명이 식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는 유일한 시간이기에 한 명씩 돌아가며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발표하듯 이야기해요.
그러다 보니 오디오가 겹칠 때가 많아요.
첫째가 이야기하던 중이었어요.
텀이 생긴 사이, 막내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말을 꺼냈는데요.
첫째가 단호하게 말했어요.
“셋별아, 언니 말 아직 안 끝났어.
말하려면 손들고 기다려.”
그 순간 모두 웃음이 터졌어요.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어야 한다니, 그 상황 자체만으로도 너무 웃겼거든요.
그날 이후 저희 집에는 새로운 밥상 예절이 생겼답니다.
누군가 이야기하고 있을 땐, 다음 차례를 기다리며 손을 드는 것.
서로 이야기하겠다며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게 돼요.
왁자지껄한 우리 집 저녁 식탁,
옛날과는 조금 다른 밥상머리 예절이지만
지금이 훨씬 더 따뜻하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오늘은 누가, 어떤 재밌는 얘기를 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