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키 서열이 뒤집혔다!

유전자 몰빵 주의

by 아이맘띵



둘째가 요즘 눈에 띄게 쑥쑥 크고 있다.
내 키를 따라잡더니 어느새 언니 키까지 넘어서,
이제 우리 집에서는 신랑 다음으로 키가 큰 사람이 되었다.

같이 서 있으면 눈높이가 나보다 위에 있고,
안아줄 때도 왠지 내가 안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낯설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컸지?” 싶은 순간이 매일 찾아온다.

그런데 이 변화가 한 사람에게는
아주 큰 문제(?)가 되었다.
바로 첫째다.

첫째가 둘째를 한참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빠 유전자가 둘별이한테 다 갔어.”

그 말속에는 시샘 반, 부러움 반,
그리고 ‘나는 왜 아니지?’라는 귀여운 서운함이 은근히 묻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크게 잘 낳았지.”

첫째가 바로 되물었다.
“그럼 나는?”

“엄마가 건강하게 잘 낳았지.”

그러자 첫째가 대답했다.
“아! 혈압!”

키는 확실히 둘째에게 갔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첫째를 건강하게 낳은 것 또한 맞으니까.

첫째는 여전히 반쯤은 의문, 반쯤은 수긍한 얼굴이었고, 우린 모두 하하하 웃었다.

아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자라면서
배우고, 시샘하고, 다시 웃고,
그렇게 커간다.

그리고 결국엔 알게 되겠지.
키보다 제일인 건 건강이라는 걸.

물론 그 사실을 깨달을 때쯤이면
둘째는 아마 우리 집 문틈에 머리 부딪히고 다닐 만큼 더 커 있을지도 모르겠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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