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른 되기 싫어.
내가 어른 되면 엄마 할머니되잖아.
엄마 할머니 되면 허리 이렇게 구부리고
거의 돌아가시잖아."
아이 말을 듣고 웃다가 잠깐 멈칫했다.
자신이 어른이 되면 엄마가 할머니가 된다는 걸, 그리고 죽는다는 걸 이제 알게 됐나 싶어서다.
아이들과 함께, 막내는 아주 꼬꼬마였던 때에 함께 봤던 <코코>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망자를 기리는 축제 날, 코코가 죽은 고조할아버지를 만나는 이야기다.
뼈 캐릭터가 나와서 어린아이들한테는 좀 무서울 수 있지만 가족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라 볼 만한 영화다.
'살아있는 세계에서(이승) 너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면 너는 이 세상에서(저승) 사라져.'
영화에 나오는 대사인데 인상적이라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좀 슬프게 들렸다.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꼭 그렇지도 않았다.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한
나는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함께 있던 사람이 곁에 없다는 건 분명 슬픈 일이지만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 있다는 거,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됐다.
그래서 조만간 아이들이랑 <코코>를 다시 볼 생각이다. 보고 나면 막내에게 죽음에 대해 해줄 말이 있을 것 같다.
의학이 계속 발달하고 있으니까 막내가 어른이 될 쯤엔 120살, 어쩌면 150살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허나 전제가 하나 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건강하게 오래, 나도 아이 옆에 있고 싶다.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게 끝이 아니라
같이 보낸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서로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만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