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점 특별판 <가녀장의 시대> 언박싱
1월의 나는 조금 유별났다. 책을 펼치면 습관처럼 브런치의 '라이브 독서'를 켰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인증샷을 찍고, 그날의 파편 같은 생각들을 코멘트로 남겼다. 거창한 다짐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읽은 문장들이 휘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기록의 점을 찍었다. 재밌게 읽었던 가녀장의 시대를 받고 싶다는 약간의 사심도 함께^^
그런데 한 달을 다 채우고 보니 알게 되었다. 그 점들이 모여 31일이라는 단단한 선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어느 날 도착한 당첨 소식. 그리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브런치 독서클럽'의 선물들.
내가 봤던 일반판과는 다른 지역서점 특별판 <가녀장의 시대>, 함께 들어있는 브런치 독서 챌린지 굿즈와 앙증맞은 키링까지.
무언가를 꾸준히 했을 때, 누군가 "참 잘했어요"라고 도장을 찍어주는 기분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짜릿하다. 이 굿즈들은 단순히 예쁜 물건이 아니라, 내가 1월 한 달간 책장과 씨름하며 보낸 시간의 증표 같아서 자꾸만 만지작거리게 된다.
하지만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다. 1월 말 막내의 독감을 시작으로 첫째, 나, 둘째까지 독감에 걸려버렸다. 2월의 내 독서 기록은 말 그대로 '정지 화면'이었다.
독서 인증 0회. 1월의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책장엔 먼지만 쌓여갔다. 선물을 진작 받아놓고 이제야 인증샷을 올리는 이 게으름이라니. 완벽한 독서가로 남고 싶었지만, 역시 나는 틈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2월의 공백이 길었지만 괜찮다. 내게는 3월을 다시 시작할 아주 강력한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 놓인 <가녀장의 시대>와 눈이 마주친다. 이슬아 작가님의 친필 글씨가 자꾸 나에게 인사를 한다.
이제 그만 읽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