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혼자 다 먹어
막내와 외출 중에 지인이 두고 간 자동차 키를 전해주러 집에 가는 길에 들렀다. 지인은 고맙다며 아이에게 간식 꾸러미를 건넸다. 그러고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언니들이랑 나눠 먹어.
아니다! 혼자 다 먹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무릎 위에 놓인 간식 꾸러미를 요리조리 살피더니 말했다.
“엄마, 저 사람 착하다.
나에게 다 먹으라고 했어.”
그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의 세계에서 ‘착한 사람’은 먹을 것을 나 혼자 다 먹으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니.
언니들과 나누지 않고 이 달콤한 간식을 독점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지인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 되었다. 이래서 모르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꾀어낼 때 맛있는 걸 주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이가 셋인 우리 집에서 나눔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자 일상이다. 무엇이든 세 등분, 가끔은 아빠 엄마 몫까지 다섯 등분을 해야 한다. 느긋하게 천천히 먹는 막내가 하나를 먹고 또 먹으려고 할 때면 이미 언니들이 다 먹어버려 먹을 게 없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먹기 전 막내 몫을 따로 챙겨주곤 했었다.
그런 막내에게 지인의 그 한마디는 간식 그 이상이었나 보다.
한참을 웃다가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다.
평소 언니들이랑 콩 한쪽도 나눠먹으라고 가르쳤는데 아이에게는 가끔 누군가로부터 허락받은 ‘내 것’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앞으로는 무조건 똑같이 나눠야 한다는 말 대신, ‘이건 셋별이꺼야. 셋별이만 먹어'라는 다정한 말을 선물해 줘야겠다.
아이에게 간절했을,
나눠 먹지 않아도 되는 온전한 나의 것,
그 당연하고도 특별한 권리를 아이에게 오롯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