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여느 날과 다르지 않던 날
야근을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다행히 오늘은 내가 불을 끄진 않았다.
주차장으로 가보니 아침과는 다르게
듬성듬성 주차된 차들이
기분을 씁쓸하게 만든다.
저 멀리 보이는 내 차로 향하는데
무언가 느낌이 이상하다.
창문이 왜 없는 것 같지?
의문이 확신이 될 정도의
가까운 거리가 되어서야
누군가 차를 이동 후
창문을 올리지 않고
갔다는 것을 알고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비가 왔으면 어떻게 하려고
창문을 닫지도 않고 그냥 간 거지
혼자만의 비난을 하다가
다시 꾸깃꾸깃 집어넣었다.
어차피 그 사람은 들리지도 않고
나만 스트레스를 받으니
이미 일어난 일
그냥 창문을 닫으면 되지 뭐
라고 생각을 바꾼다.
운전석에 앉아 차 문을 닫는데
유난히도 쾅 닫히는 소리가 크다.
창문이 열려있어 그런가 보다.
시동을 걸고 창문을 올렸다.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창문이 안 올라가네?
그래서 차를 이동한 사람이
도망갔구나.
다시 욕이 나왔다.
한참을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회사 앞 도로를 지나
학교의 어린이보호구역을 넘어
자동차도로로 올라섰다.
시원한 바람이 내 볼을 스친다.
는 개뿔,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친다.
80킬로 주행도로가 이렇게
원망스러울 줄이야.
바람에 하도 두드려 맞아서
60킬로 언저리의 속도로
천천히 집으로 향해본다.
유튜브 음악을 켰지만
바퀴가 굴러가는 도로 노면의
소리가 더 귓속으로 들어온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컨버터블, 오픈카를 타면
이렇게 바람에 두드려 맞는 건가
직사광선에도 노출되고.
그래도 좋은 차를 타니
그냥 기분이 좋은 건가.
제주도 여행을 가서
컨버터블을 타면
비가 와서 옷이 다 젖어도
사실 기분은 좋을 것 같다.
다음날 아침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창문을 고치려 급히 나섰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큰 수리비는 들지 않았다.
그래.
비 올 때 창문이 고장 안 난 게 어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