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최근 몇 주간 허리 통증을 앓고 있다가
괜찮아지나 싶었더니 오른쪽 다리로 넘어왔다.
허리가 아플 때는 누워서 안정을 취하니
통증이 완화됐었는데
다리가 아프니 누워있는 게 가장 고통이었다.
근 일주일 간 제대로 잠을 못 잔 것 같다.
어제저녁에 드디어 MRI를 찍었다.
다리가 아파서 최근에 눕지를 못해서
MRI 촬영이 걱정이 되었다.
올라갈 때는 다리로 밀려오는 찌릿함에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났다.
정말 다행이었던 건 높은 다리 쿠션 덕분에
누워있는 것이 너무나도 편안했다.
최근에 엎드려서만 자다 보니
누워서 편하게 있는 게 오랜만이라
나도 모르게 슬쩍 잠이 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선생님이 헤드셋을 빼주시며
참느라 고생했다고 하셨다.
결과를 듣기 위해 다음날 진료를 예약했다.
그사이 아이들은 병원 카페에서 군것질하며
저녁 외출을 즐기고 있었다.
병원을 나서서 근처의 크리스마스 거리로 향했다.
'신남'을 달고 있는 아이들의 가벼운 발걸음에
나의 절뚝거리는 다리로 따라갈 수 없었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항상 한걸음 앞에
있던 내가 뒤쳐진 모습이 어색했다.
그리고 정말 사소하지만 고마운 것들,
하지만 미처 몰랐던 것들이 떠올랐다.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것
아이들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것
아이들이 자전거 탈 때 잡아주던 것
그리고 옆에서 같이 달리던 것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줄 수 있는 것
우는 아이를 꼭 안아주는 것
아빠에게 달려오는 아이들을 높이 안아주는 것
양쪽 어깨에 아이들을 목마 해주는 것
그 위에서 신나서 깔깔거리던 아이들
한편으로는 웃겼다.
정말 큰 병도 아니고
고작 허리디스크 하나로
이런 생각을 하다니.
건강했던 내가 아픈 게
스스로 꽤 충격이었나 보다.
오늘 MRI 결과는 안 좋았다.
어느 병원에서 하던 가능한 한 빨리
시술이나 수술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제는 알게 된 고마운 것들을 위해
빨리 선택을 하고 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