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허리디스크로 한 달 반을 고생했다.
마지막에는 발 뒤꿈치 마비가 왔다.
수술 여부는 마비가 가장 중요하단다.
어쩔 수 없이 수술을 선택했다.
연말에 병원에서 지내게 됐다.
"내일 아침에 전화 갈 거야."
아내가 말한다.
무슨 전화지?
아침 8시 34분,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잠시 망설였다. 약 5초가 흘렀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갖다 댔다.
친절한 목소리를 가진 남자분이다.
뭔가 혼자 듣기 민망했다.
그래서 스피커폰으로 변경했다.
수술 소식에 기도 전화를 주셨다.
보통 직접 만나는데.
약 5분을 기도해 주셨다.
사실 모든 말이 귀에 들어오진 않았다.
근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기도해 주시는 모습,
감사하네.
통화가 끝났다.
아내가 어땠냐고 물어봤다.
생각을 돌려 답했다.
"참 힘든 직업이네."
속으로 욕하는 표정이 보인다.
목사를 직업으로 보지 마란다.
난 입원 준비물로 화제를 돌렸다.
아내를 만나고 교회를 다녔다.
'기도할게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고생했다. 화이팅. 응원할게. 수고했다.
여러 표현을 함축하는 말 같다.
아직까지 익숙하지는 않다.
5살짜리 딸도 나에게 말한다.
"아빠! 허리 아픈 거 나 믿고 있어!"
아내와 난 웃음을 터뜨렸다.
뭐를 믿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굳이 되묻지는 않았다.
이쁜 마음 다 보이니까.
주변에서 걱정이 많다.
그래도 허리니까 조심해라.
재활이 중요하다.
기도해 주는 목사님,
믿고 있다는 5살 딸,
참다가 눈물을 보이는 아내,
이상한 사람들이다.
그래도, 감사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