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건물에 막 들어가면 안 돼요

며칠 전 건물에 들렀더니 1층에 있는 메인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는 겁니다.

뭐지? 누가 문을 열어놓고 다니는 거야.

문을 닫으려고 현관문 쪽으로 걸어가는데 안에서 어떤 나이 지긋이 든 아저씨가 뒷짐을 지고 계단을 걸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누구지? 우리 건물 세입자는 아닌데.'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 네. 부동산에서 왔습니다."

"무슨 부동산인데 연락도 없이 오셔서... 건물 안에는 어떻게 들어가셨어요?"

"아... 여기 비밀번호가 적혀있는 걸 보고 들어갔습니다."

"어디 부동산이세요?"

"아.. 사실은 부동산이 아니고 네이버 부동산에 집 내어놓으신 걸 보고 보러 왔습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봤으면 부동산에 연락을 하셔야지.. 무턱대고 찾아와서 비밀번호까지 누르고 안에 들어가셨다고요?"

하... 나 참.

순간 열이 받습니다.

남의 건물 현관문은 활짝 열어두고 뒷짐 지고 한가로이 건물 구경이나 하고 내려오고 있네? 이런 씹쌔를...

현행범으로 경찰서에 끌고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대부분의 건물 현관문에는 비밀번호가 조그맣게 적혀있습니다.

택배 기사들이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적어놓습니다.

이것도 짜증 나는 일이지만... 이걸 알고 악용해서 남의 건물에 함부로 드나드는 건 더 열받는 일입니다.

형사 처벌받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건지.

아마 이 분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다 그렇게 하는데요 뭘...'

오늘 책을 하나 읽다가 비슷한 내용이 나와서 웃음이 났습니다.

이렇게 책에도 버젓이 적혀있으니 아무 죄책감 없이 드나드나 봅니다.

진짜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일 같습니다.

저라면 그냥 부동산 통해서 구경을 하거나... 우편함에 제 연락처라도 남겨놓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