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집에서 아이가 잠을 못 자고 계속 울고 있습니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네다섯살 살쯤 된 남자아이 소리.
그때 들리는 엄마의 섬뜩한 목소리.
야, 씨발 누워.
누우라고.
이 씨발새끼가 진짜.
뭐지? 내가 지금 뭘 잘 못 들었나?
아이를 때리는 소리도 들립니다.
엄마는 짜증과 화가 가득 난 목소리.
아이는 싫다고 말하지만 몇 번 더 얻어맞고는 곧 조용해집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아이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아이는 커서 지금을 기억할까?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가만 생각해 보니 이런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 것은 저 아이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었다면 어땠을까?
옆집에서 매일 이런 소리를 듣고 자란다면 이런 일들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 같습니다.
아, 다들 이렇게 사는 거구나.
다들 이렇게 사는 게 전혀 아닌데도.
오랜만에 어머니 집에 와서 쉬다가 건너편 집에서 들려오는 욕소리를 들으며 심장이 벌렁벌렁.
하.. 이 동네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내가 어릴 때도 딱 이런 분위기였는데.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이래서 하는 걸까?
사회로 나오면서 운 좋게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저도 계속 변할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쪽. 정직한 쪽. 따뜻한 쪽으로.
제 인생에는 좋은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건너편 집의 아이도 잘 자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