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어려운 친구를 만난 것 같았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by 다채로um

#가벼운 여행 #서해바다의 매력


난 예전부터 새해를 맞이할 시기에 서해대교를 건넜다.

거인이 튼튼한 두발을 바다에 딛고 서 있듯, 웅장한 대교 건너면, 마치 미지의 지역으로 달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바다를 가운데 두고 경기도 혹은 충청도로 오가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보는 바다는 예전에 읽었던 책 속의 삽화 떠올리게도 하고, 어느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부터 여행 좋아하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평일 주말 상관없이 가까운 곳이라도 이곳저곳 돌아다녔었다.

대부도, 제부도는 열 손가락도 넘을 정도로 가봤고, 강원도도 틈틈이 다녀봤었다.

다녔던 곳 중에 당진은 사촌 지인이 사는 지역 정도로만 굳이 시간 내 가볼만한 가치가 없는 곳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이 당진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나의 의문점은 더 커졌다.

왜? 큰 병원이 있는 도심지가 아니라, 바다 가까이에 있는 곳에 집을 구했냐는 것이었다.

그에 대한 부모님의 대답은 '숨 쉬고 사는 것 같아서,...'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런 답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찬찬히 부모님이 사는 곳의 주변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다녀보며, 부모님이 왜? 이곳이 좋다고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유독 생각이 많을 때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시원하게 이여진 푸른 바다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늘 마음속 바다 하면 자리 잡고 있는 깊은 푸른 바다의 동해바다와는 달리 얕고 잔잔한 바다가 주는 마음의 삶의 위안을 주는 안식의 바다라는 이미지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속의 가슴 뭉클했던 바닷가 방파제 길, 그 길 위에 위안을 받는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했다.

풋풋했지만, 아련하고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그리움을 간직한 바다.

평일 낮, 편한 복장으로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방파제 길을 걷다 보면, 유독 마음이 답답한 날 강원도나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내 옆에 바다를 끼고 원껏 달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좋았다.

잠 못 이루는 여름밤 마음 맞는 사람과 자동차만 있다면,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를 내어주는 곳이 있어서 좋았다,

그저 나에게 잠시나마 신선한 공기를 마시듯 기분 좋은 상쾌함을 주는 장소를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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