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포구
오늘도 나는 갑갑한 현실 속에서 바다를 꿈꾼다.
내가 꿈꾸는 바다는 반짝이는 모래알이 끝도 없이 이어진 짙게 푸른 바다도 아니며,
이국의 신비로운 터키석이 생각나는 바다도 아니다.
내 모든 것들을 감싸 줄 것만 같은 고요의 바다이다.
작지만 다부진 느낌을 주는 포구가 한진포구라고 생각한다.
무심코 갔던 그곳은 어느새 부모님 집을 갈 때마다 바람 씌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그 포구에서 보낸 시간들이 모여,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겹쳐지는 듯하다.
즐거워 까르르 웃으면서 바다 가까이로 다가가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 과거의 아장아장 이곳을 거닐던 아이들이 보이고, 아이들 손 꼭 잡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 속에서 과거에도 현재도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끼룩끼룩' 갈매기떼 날아오면, 부리나케 매점으로 달려가 과자 봉지를 들고 온다.
아이들 손에 과자는 갈매기떼를 향해 이리 튀고 저리 튀어 오른다.
날렵한 갈매기가 주둥이로 과자를 낚아서 날면,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갈매기들아 많이 먹어.'라고 소리친다.
잘 말하면 싱싱한 생선을 저렴하게 구입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나는 특히 가을의 포구가 마음에 든다.
이때는 석화를 볼 수가 있다.
포구에서 석화를 구매해서 육수통처럼 거대한 통에 넣고 석화를 익힌 다음에, 거실 바닥에 쌓아놓고 한 개씩 까서 먹는 일은 이때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
싱싱한 석화를 한입 가득 입안에 넣으면 짭조름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퍼진다,
가족 모두 거실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즐기는 석화는 빨리 가을이 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그곳을 떠올리며 안정을 찾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