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순이 : 워킹맘의 줄다리기 (2)

엄마의 도전

by 일주일의 순이


내가 어릴 적, 우리 엄마는 일을 하셨다. 집에서 부업 일을 하시기도 했고, 집 근처 공장에 다니시기도 했다. 집에서는 미싱을 돌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엄마가 만든 침낭 주머니를 뒤집는 역할을 했다. 10평 남짓 작은 집, 미싱과 엄마만 들어갈 수 있는 골방에서는 연신 미싱 돌리는 소리가 나고, 나와 동생들은 주머니 뒤집기를 했다. 대충 뒤집으면 안 되었다. 손가락을 끝까지 밀어 널어 바느질한 모양이 예쁘게 나와야 했다. 그 작업을 완벽하게 해냈을 때 초등학생인 나는 아주 뿌듯했다.


엄마가 공장에 다니실 때, 동생들과 나는 엄마가 집에 오시기를 기다리며 엄마가 일을 마무리할 때쯤 공장 근처에 가서 엄마를 기다리곤 했다. 엄마가 우리를 보시면 추운데 왜 나왔냐고 당황하시거나 걱정하시기도 했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늦는 날에는 왜 안 오시지? 하며 걱정을 했다. 엄마가 안 오신다고 울기도 했다. 엄마는 우리를 키우느라 이런저런 일을 하셨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설거지를 하기도 했고, 재봉틀이 가득한 공장에서 시다? 일을 했으며 집에서도 작업 바구니에는 쪽가위가 있었다. 엄마가 재봉틀을 돌려서 한 움큼 가져다주시면 나는 쪽가위를 들고 천이 안 찢어지게 실타래를 똑 똑 잘랐다.


나이가 들어 나도 엄마처럼 일하는 엄마가 되어 보니 어린 시절 엄마가 안 온다고 불안해했던 내가 떠오른다. 우리 아이들도 내가 늦는 날에는 불안하겠지? 그렇다고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아이를 낳기 전 보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엄마가 되어보니 일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두 아이의 엄마 역할도 당연 중요하지만 갑자기 이렇게 엄마 역할만 하게 되는 것인가 불안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더 일을 붙잡고 싶었다. 그전에는 웬만하면 편하게 일을 하고 싶고, 힘든 일은 하기가 싫었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를 키워보니 '나'라는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 같아서 이것저것 하고 싶어졌다. 다행히 친정 엄마가 근처에 사시며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내가 늦을 때도 흔쾌히 아이들 돌봄을 맡아주셨다. 엄마의 든든한 도움으로 가장 바쁜 시기인 영유아 워킹맘인 내가 이런저런 도전을 해볼까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도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상황에서 내가 봤을 때 이것은 커다란 도전이다. 하나하나 나를 완성해 나가고 싶다. 엄마 역할과 직업인으로서의 나는 이율배반적이 아니라 둘이 같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루어 내고 싶다.


나의 도전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육아 동반자인 엄마와 남편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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