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순이 : 취미는 사랑(2)

사랑은 밖에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by 일주일의 순이

새로 옮긴 학교에서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하는 학부모에게 큰 상처를 받고 도망치듯 육아휴직을 했다. 이후 영혼없이 교사를 하리라 다짐했지만 그 공허한 삶 역시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다 우연히 권영애 선생님의 '버츄 프로젝트' 연수를 접하고, '버츄천사리더 1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아직 초등학생도 되지 않은 둘째가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 아니면 안돼' 라는 심정으로 신청했다.
첫 만남은 버츄 5전략을 배우는 워크샵이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워크샵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순간이 있다. 바로 내가 나를 안아주는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자신을 안아주며 "괜찮아, 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해."라고 소리내어 말하라고 하셨다. 말을 하는 순간 목이 메였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30년 넘게 살면서 나는 한 번도 나를 존재 자체로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늘 뭔가를 배우고 뭔가를 하고 있어야 나의 존재가 증명되는 줄 알았다. 나를 끊임없이 다그친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러한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첫 해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본디 버츄천사리더를 시작한 가장 큰 동기가 아이들에게 사랑에너지를 전해주는 교사가 되는 것이기에 나는 워크샵에서 배운 것을 써먹으며 교사 역할에 집중했다. 권영애 선생님의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 책처럼 우리 교실에도 사랑과 감동이 흘러넘치길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을 강조하며 혼을 내지 않고 온화한 모습을 보이니 아이들은 울타리를 넘나들기 시작했다. 교과 선생님들은 '수업하기 힘든 반'이라 하셨고 동학년 선생님들 역시 '아이들이 선생님을 가지고 노네.'라며 우려를 표하셨다.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들이 야속하고 미웠다. 결국 나는 아이들 앞에서 울고 이후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는 차가운 교사로 변했다. 이런 나의 변화에 가슴 아파 우는 아이도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가 또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것이다. 아이들에게 준 사랑의 형태는 내 것이 아니었다. 권영애 선생님을 흉내낸 것이었다. 내 안에 없는 것을 끌어와 퍼주면서도 그 사랑이 다시 돌아와 내 허기를 채워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사랑은 밖에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런 대가 없이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였다. 내 사랑의 곳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회의적인 세상이 지독한 의심으로 자신을 공격해도 언제나 자신을 믿어야한다. 전 인류에 맞서 자신의 유일한 사도가 되어야 한다." - 나다니엘 호손 <강원국, 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 중>

나 자신을 사랑하자고 아무리 다짐해도 이 광포한 자유주의 사회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깨달음은 순간일 뿐 지속되지 않는다. 깨달음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사랑의 물을 주는 루틴을 만들고 실행했다. 새벽에 일어나 모닝 페이지를 쓰며 생각을 비우고, 요가를 하며 몸을 깨운다. 그리고 5분 명상을 하며 내 존재의 고요함을 확인하고, 긍정 확언을 들으며 내 안을 새로운 빛으로 채운다.
그 중 하나인 긍정확언을 소개할까 한다. 내가 이루고 싶은 것,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며 문장을 하나 하나 적고 녹음해서 매일 아침 듣는다. 이 긍정확언을 작성하는데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은 책은 <욕망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이다.

- 나의 긍정확언 -
오늘도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나는 태양과 우주의 기운을 받아, 나 자신을 빛으로 가득 채운다.
오늘은 내 사랑스러운 삶의 첫 날이다. 나는 내 안의 사랑의 스위치를 켠다.
사랑은 나와 내 아이들, 그리고 나의 남편으로 넘쳐흘러 그들의 하루를 따뜻함과 온화함으로 가득 채운다.
건강과 풍요로움은 늘 나를 따라온다. 나의 몸은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고 불필요한 지방은 모두 태워진다. 내 몸은 유연하고 아름답다. 나는 나의 몸에 유익한 것들만 감사히 먹고 좋은 물만 마셔 내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
나는 내 삶을 더 좋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매일매일 더 부유해진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다.
나는 있는 그대로 완전하며 존재 자체로 기쁨이다.
내가 찾는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내 무의식은 오직 긍정과 희망으로만 가득 차 있다.
나는 마음이 어려울 때, 내 안의 고요함을 바라본다.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기쁨의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으며 그들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오직 교감하고 공감한다.
내가 관계맺는 사람들은 내 주위에서 밝게 빛나는 별이며, 나는 사랑으로 그 별자리를 완성시킨다. 나는 그들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고 나의 결핍을 채우려 그들을 이용하지 않으며 오직 사랑만을 전달하여 진정한 하나가 되게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다하는 교사다.
아이들이 가진 풍부한 생명력과 역동이 나를 살게 한다.
나는 아이들과 짦은 만남에도 사랑의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이다.
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과 존재감, 행복의 씨앗을 뿌리는 교사다.
나의 잠재력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처럼 끝이 없다.
그것을 퍼올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이며 그렇게 퍼올린 잠재력은 자존감에 물을 주어 결국 선순환을 일으킨다.
나는 사랑을 위해 글을 쓰고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그 사랑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나는 창조하는 삶을 산다.
나는 나의 역량을 확장시켜 진정한 자유에 도달한다.
지금 이 순간에 영원을 새겨넣는다.
나는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처럼 자유롭고, 행복하다.

여러분들은 스스로에게 사랑의 물을 주기 위해 무엇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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