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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Aug 22. 2023

화순이 : 찐 P의 정리생활 (4)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기

나는 왜 정리를 하려고 했을까?
몇 년 후면 50이 되는 나이인데 굳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바꾸려고 할까? 이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때도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 정리되지 않는 삶을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50이란 나이가 가까워오니 더더욱 그랬다.
어쩌면 이제는 내 삶 자체를 정리해야 때가 아닐까? 언제 이 세상에서 사라져도 미련없을만큼만 남기고 가고 싶었다.  박경리의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처럼 홀가분하게 이 세상을 정리하고 싶었다.



내가 없는 이 세상에 내가 남긴 것들을 남이 정리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마지막 순간 누군가의 도움으로 내 삶이 정리되겠지만 '최소한'의 것만 신세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라는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어지러운 내 삶이 나를 힘들고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들었다.


https://naver.me/5nXfAVe7


내가 가진 것의 20%만 남기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단순하게 정리할수록 마음은 편안해지고 내면은 더 빛날 것이다. 인생의 조명을 오직 '나'에게만 비추는 마법 같은 비법서.



나는 날마다 나를 정리하며 살고 싶다. 불필요한 물건, 감정, 생각, 인간관계 들에서 벗어나 나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소유하며 살고 싶다.



이젠 무언가를 사는 것이 나에게 더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기를 바란다. (현재도 그닥 즐겁지 않으니 계속 되기를.) 남은 날들은 청소하는 일이 즐거움이 되기를 바라며 찐 P의 정리생활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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