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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Aug 28. 2023

월순이 : 아이와 함께 산에 가기(4)

산에서 만나는 녀석들

사람들은 오만하다.

산도 사람들의 공간이라고 자꾸만 착각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고 많은 동물, 식물, 곤충의 터전이 되었는데 이를 잊는다.


마치 원래부터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듯 함부로 사용한다. 하지만 자주 산에 가면 이곳이 사람들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비와 새, 모기와 파리 등 각종 날벌레가 수도 없이 많다. 처음 듣는 새소리도 신기하지만 귀에 익은 새소리도 신기하다. 재미있는 건 산마다 까마귀 소리도 다르다는 점이다.


속리산 까마귀는 느긋하게 “까아악 까아악”

계룡산 까마귀는 독특하게 “가악 가악 가악”

북한산 까마귀는 제법 새침하게 “까악 까악”


근데 사람들한테 이런 말을 하면 농담인 줄 안다.

진짠데.


좀 으스스한 녀석들도 있다.

봄철이나 가을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녀석들인데 바로 뱀! 우리나라 뱀 중에 독사는 대부분 살모사인데 생각보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자칫했다가 밟기 쉽다. 그리고 계곡 옆 바위에서 몸을 말리는 경우도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위 사진에서 뱀을 찾으셨는가?? 위장의 달인이다.

길을 걷다가 요런 구멍은 뱀이 사는 곳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자. 그리고 뱀만큼이나 무서운 존재가 산돼지이다. 여기저기 멧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해 파헤쳐놓은 흔적이 있다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혹시 마주치더라도 절대 큰소리를 내지 않아야 한다.


또한 귀여운 멧돼지 새끼가 있어서 만지려고 들었다가는 어미멧돼지가 몸통으로 박아버리는 수가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산에 무서운 아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귀여운 다람쥐가 도토리를 까먹고 가족끼리 나들이를 가는 모습이나 귀여운 청개구리도 만날 수 있다.


가끔 진짜 운이 좋으면 다람쥐가 가까이 와서 견과류를 얻어가기도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산에 사람들은 그저 잠시 놀러 온 손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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