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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Jan 13. 2024

토순이 : 마음공부(2)

  어제는 평소에 잘 듣지 못했던 말인데 “맷집이 세졌다”라는 말을 들었다.


  “맷집이 세졌다”라는 말은 생각할수록 참 좋은 말은 아니다. 본래 뜻은 신체적인 폭력에 단련되었다라는 말로 쓰였겠지만, 사회 생활에서 사람의 비난이나 질책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힘듦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는 말로 쓰인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말이다. 왜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인걸 알면서도 내뱉을까 하는 마음이 도발적으로 앞선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이 사회생활이고, 그렇게 배워가는 것이라고 덧붙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맷집이 세졌을까 그 사람의 말에 의미를 두지 않는 걸까? 의미를 두지 않고 나와 맞추려하지 않고 그냥 다른 별개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로서 그 사람은 그 사람으로서, 서로 다른 존재이고 가치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오래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려 노력했다. 다른 사람 말로 아프지 말고 나 스스로를 너무 질책하지 말아야겠다.     


  책을 읽다가 생각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적어본다. 

  우리는 자기계발에서 자기해방으로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자기해방은 제한적 믿음, 즉 우리에게 ‘고쳐야 할 게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똑바로 하겠다’고, ‘완벽해지겠다’고 끊임없이 시도하면 탈진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상태에서 쉴 수도, 현재 모습에 결코 만족할 수도 없다.

-중략-

완벽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묵묵히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완벽함은 가능하지 않지만, 변화는 가능하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선불교 속담은 이러한 역설을 잘 드러낸다. 

“당신은 현재 모습 그대로 완벽하지만, 개선할 여지가 있다.”

-->완벽함은 가능하지 안지만, 변화는 가능하다.     

                                                             출처: 마음챙김 63P, 샤우나 샤피로 지음, ㈜로크미디어 펴냄  


  나는 오늘도 실수를 했다. 문서의 계산식이 틀렸고, 오타도 있었고 누군가에게 본의 아니게 솔직하지 못해서 몇 시간째 찜찜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건을 가지러 간 방에서 눈에 보이는 다른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30분 이상 하던 일을 미뤄두고 있었다. 


  나는 나 스스로가 원하고 지향하는 것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 하지 않아야할 실수를 하고 자책하고 스스로 작아진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까치 채우고 맞춰주고 하기는 더욱 어럽다. 나는 그 사람과 기대치고 다르고 기준도 다르고 생각의 방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제출 문서의 계산식이 틀렸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제출해달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나의 실수 때문에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런 나의 태도를 다시 자책했다. 몇 시간 또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 댔다. 나는 앞으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또 다시 하고있으니 변할 것이다. 오늘은 그걸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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