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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Jan 23. 2024

화순이 : 도슨트를 합니다 (4)

4부.  도슨트를 왜 해?라고 물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돈도 안되는데 도슨트를 왜 해?라고 물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도슨트를 한다고 말하자 지인들은 나에게 묻는다.


“학교에 겸직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야?”


도슨트는 1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원봉사활동이다. 순전히 나의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하고 활동하는 것이고, 무보수이기 때문에 직장에 겸직을 허가받거나 신고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또 묻는다.


“돈도 안되는데 도슨트를 왜 해?”라고.


3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슨트가 되기 위해서는, 

선발 과정을 거쳐 도슨트양성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최소 3달 이상의 시간을 공들여야 한다. 

자격을 얻고 나서도 활동 도슨트가 되려면 두 달 이상 전시에 대해 공부하고 연습하며 준비한다. 

그리고 전시마다 다르지만 약 4 ~ 5개월의 전시 기간 동안 고정된 시간에 나가 전시해설을 해야 한다. 


2부에서 나는 개인적인 경험을 구구절절 설명하며 도슨트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표한 바 있다.

중간에 공백기간에도 꼭 다시 시작해야지라고 마음먹었던 이유도 그 애정이 식지 않아서이다. 

도슨트 활동을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이는 나뿐만이 아니다. 

또한 해가 갈수록 도슨트 지원자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도슨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도슨트 활동에서 얻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돈도 되지 않는 도슨트 활동을 왜 하냐고 물을 때, 뭐라도 대답할 수 있을까?

도슨트를 하면 대체 어떤 점이 좋을까?







1. 공부하는 재미


입시나 취업, 승진 등 목적성 있는 공부를 떠나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한다는 건 삶의 신선한 재미를 제공한다. 미술사나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고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즐겨 찾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무보수 자원봉사활동이니만큼,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양질의 도슨트양성프로그램은 무료로 제공된다. 미술관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평소에 관심을 가지던 분야의 교육을 받으며 열정적이고 순수한 공부 본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2. 전시를 먼저, 가까이에서 보는 기쁨


 미술관에서는 전시를 시작하며 전시해설 서비스도 그 일정에 맞춰 제공한다. 도슨트는 전시가 오픈되기 전에 먼저 전시를 볼 수 있다. 자료로만 보던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며 작품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전시장을 돌며 동선을 구상하면서 전시 전체의 맥락을 살펴보게 된다. 

 나는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하기 전, 개관 첫 번째 전시를 해설을 준비하기 위해 미술관에 방문했다가 옛 기무사터에 세워진 미술관 전시마당에서 김금화 무당이 굿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현대미술관에서 굿이라니. 특별한 광경이 매우 인상적으로 남아있는데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이러한 경험 역시 도슨트 활동의 재미를 더한다.




3. 작가와의 만남

 

전시과 관련된 미술관의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작가와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비평가 등을 만나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도슨트에게만 열려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 홈페이지나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SNS를 통해 대중들에게 홍보한다. 다만,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소식은 도슨트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공유되고 공부 차원에서 참여를 독려한다. 미술관과 전시에 따라 도슨트 교육에 작가와의 만남을 계획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전시해설을 하며 궁금했던 점을 질문할 수도 있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깊게 있다. 




4.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도슨트 교육을 받을 때부터 같은 기수의 동기들이 생긴다. 이들과 매주 만나며 친분을 쌓게 되는데 사회 밖에서 취미활동을 하며 만난 터라 서로 이해관계가 아닐뿐더러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며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는 것도 도슨트 활동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같이 전시 관련하여 스터디도 하고, 여러 전시를 보러 다니는 등 좋아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들을 얻게 되는 것은 큰 수확이다. 




5. 전시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


전시해설을 위해 전시와 작가와 작품에 대해 몰입하여 공부하는 경험은 작품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작품과 전시에 대해 어설프게 알아서는 감히 관객에게 해설할 수 없다. 나의 언어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큐레이터로부터 주어진 관련 자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찾아 공부하면서 내가 소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최소 두 달 이상의 기간 동안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경험은 전시를 처음 보는 관람객의 이해와는 당연히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도슨트로서 해설하기 위해 쏟은 시간만큼, 전시와 작품에 대해 애정이 생기고 자주 보며 관계가 깊어진다. 




6. 배워서 남주며 나의 가치 확인


봉사활동이란 어쩌면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배워서 남 주는 봉사활동이라니, 얼마나 고무적인가.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개인적 유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굉장한 희열을 준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나의 공부가 해설로서 관람객들을 만나 마음에 닿는다면, 전시를 즐기고 삶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누군가가 생긴다면 진심으로 기쁠 것이다. 그런 순간들이 삶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순간이 된다.





1부. 도슨트는 큐레이터가 아닙니다만, 

2부. 도슨트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ㅇㅈ만 있으시다면

3부. 도슨트가 되는 방법과 전시해설 준비 과정

4부. 돈도 안되는데 도슨트를 왜 해?라고 물을 때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5부. 나의 도슨트 활동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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