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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Jan 29. 2024

월순이 :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읽다 (5)

13장~14장

동물들에게 처방되는 ADHD 각성제 이야기에서 버거워 며칠 동안 멈춰있다가 마지막을 읽어 나갔다.


미국 병원에서 남발되고 있다는 아이들에게 처방되는 각성제에 대한 이야기가 혼란스러운 면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도 미국이 이렇게나 각성제 처방에 적극적이라는 것이 놀랍다. 미국 학교는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병원에서 진단받고 처방받기를 적극적으로 권하는 건가? 우리 시스템과 너무 달라 놀라우면서 한때 미국 학교의 권위가 부러웠던 적도 있었던지라 그 권위가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14장의 아이들의 놀 권리와 자율 속에서 자기 효능감을 맛보았을 때 생기는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는 창의성이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것을 보는 것만으로 길러지지 않기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학군지라 불리는 곳. 그곳에서 어려서부터 학원을 달리느라 진정한 자율을 맛보지 못한 아이들이 아닌 자율이 넘쳐나는 지역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이런것을 기대하기에는 도시화와 사회구조, 현대인들의 불안 속에서 아이들에게 우리 어릴 적과 같은 종일 돌아다님을 제공해 줄 부모도 이제 거의 없을뿐더러 그렇게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갈 곳이 들과 하천이 더 이상 아닌 세상이다.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도 그렇다고 답답해만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이게 의문이면 저걸 파보고 저기서 답답하면 다른 것을 또 찾아 헤매며 결국 책을 써냈듯 계속해서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보고 싶다. 나 역시 아이의 집중력을 나의 불안으로 꺾으려는 게 목적인 부모가 아니고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어서 아등바등하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14장의 마지막에 이렇게 끝나면 안 돼! 하는 마음이 조금 들었지만 에필로그에서 저자와 마음이나마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해 보았다. 그냥 자기계발서였으면 편했겠지. 여러분! 이럴 때는 이렇게 해보세요! 하고 외치며 나의 화려한 성공담을 뿌려주면 편하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책장을 덮으면서도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4년에도 계속 집중력은 도둑맞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불안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쌓여 있을수록 집중은 더 되지 않고 자꾸 피하고 싶어 진다. 나만 그런 것이 절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탓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책장을 덮으며 넓은 시각을 가지고 노력해 봄직한 것도 알겠는데 우선 나에게 필요한 노력을 남 탓이라며 외면하고 싶지는 않다. 일주일만이라도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면 아이들이 유혹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우리의 의지를 꺾기 위해 연구하는 사람들, 머지않아 'BRAIN' 들에게 연패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 BRAIN이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


책 읽기를 마치며 주제와 벗어난 것 같지만 의외로 이런 집중력이 훼손된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게 오히려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부터 컴퓨터를 끄고 밖으로 나가 걷고, 친구를 만나 안부를 묻고 가족과 웃을 수 있는 궁리를 해야겠다. 그렇게 든든한 안전기지 안에서 생각해 보자. 어떻게 건강한 나의 집중력을 조금이나마 되돌릴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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