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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주일의 순이 Feb 03. 2024

토순이 : 마음공부(5)


  매일 매 순간이 결정으로 채워져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어떤 옷을 입을지 운전을 하며 어떤 길로 갈지 순간 순간 결정한다.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가 결정이 잘못되면 ‘실수’가 되고 ‘잘못’이 된다. 그리고 실수에 대한 자책이 이어진다. 어느 누구도 잘못된 결과를 원하지 않을테지만 결정은 실수가 되고 나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고 큰 문제가 되거나, 몸이 다치는 경우까지 결정이 가져오는 결과는 긍정적인 것부터 부정적인 것까지 범위가 넓다.      


  학생: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은 선택을 내일 수 있습니까?

  교사: 경험을 쌓아야지

  학생: 어떻게 하면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까?

  교사: 나쁜 선택을 많이 해봐야지

이러한 관점에서 실수란 없다. 언제나 경험을 쌓을 뿐이다. 각각의 경험은 늘 다음에 내릴 결정을 배울 기회가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처음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전혀 다른 식으로 반응한다. ‘잘못했다’거나 ‘실수했다’는 식으로 단정하고 자기 비판을 쏟아낸다. ‘실수’를 배우는 과정의 일환이자 목표에 한층 더 다가가는 수단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그게 바로 마음 챙김의 힘이다. ‘실수마저 발전 과정의 일부’라고 생가가는 것이다. 각각의 겸험을 성장 기회로 본다면 우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가능성을 활짝 열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압박감을 덜어준다. 

출처: 마음챙김 203P, 샤우나 샤피로 지음, ㈜로크미디어 펴냄     


 

  나쁜 선택이 경험이 되면 실수나 잘못이 아니게 된다. 그저 경험이 쌓인다. 경험은 돈 주고 사서 하는 것이 많지만 그저 경험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엔 잘못된 결정은 많은 손해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정하는 것을 주저하고 어려워한다. 


  나도 결정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사람이다. 차라리 결정하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그저 모든 것이 타인에 의해 정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작은 예로, 점심 시간에 메뉴와 식당을 골라 먹어야할 때 급식처럼 누가 정해줘서 고민없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기도 한다. 이런 것이 선택의 역설이라고 한다. 선택할 게 많을수록 선택하기 어려우며 고심 끝에 선택하더라도 그 선택에 만족하기 어렵다고 한다. 완벽한 선택을 하고자 고민하느라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결정을 잘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것을 결정장애로 칭하기도 해서 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시 되어 그 표현이 이제 잘 쓰이지는 않지만, 그 만큼 결정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소소하게 물건을 사거나 여행지를 정하는 것부터, 장래를 결정하는 것까지 그래 이게 맞는 길이야 라는 확신이 있어 결정하게 되는 것은 드물다. 철학관에 사주를 보러 간다거나 타로카드로 미래를 점쳐보고 결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고자 한다. 잘못된 결정을 최소화 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순간에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한 투자이다. 

 

  결정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 결정의 결과로 내가 가장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돈을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얻고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높일 수 있는 시간과 돈의 투자가 더 중요해 보인다. 내 마음의 만족도를 더 크게 봐야하는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그저 소유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사람이 있고, 소비하며 누리는 것이 더 행복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돈을 모으는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돈을 쓰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 모두 다 각자의 마음의 모양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얼마 전에 쇼파를 바꾸었다. 사용하던 쇼파가 가죽이라 질감이 차가워 겨울이면 잘 앉지 않게되고 색깔도 어두워서 집안 분위기가 가라앉아 보였다. 그래도 산지 2년여 밖에 안되어 경제적인 이유를 생각해서 바로 바꾸지 못 하고 미뤄두었다. 쇼파를 새로 들이면서 편안함과 따뜻하나 느낌을 가장 중시했다. 거기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제한점을 두기도 했다. 결정을 하는 과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고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하면 갈팡질팡하며 선택을 어렵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하고 난 후에는 다시 뒤돌아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결정에 따르는 불가피한 내가 제어할 수 없는 결과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어느 날 아침 매일 가던 출근길로 가지 않고 조금 덜 막힐 것 같은 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그 길에서 마침 급하게 나오는 차와 접촉 사고가 났다. 이럴 경우 ‘아, 그냥 가던 길로 갈걸. 왜 이 길로 들어서서 사고가 났지!!’하며 자기를 책망하는 말을 하게 될 수 있다. 모든 선택에 뒤따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나에게서만 찾으려 하지 말자. 


  또 하나 결정을 하고 난 후에 다른 결정에 대한 미련을 갖지 않아야 한다. 예전 TV프로그램에서 두 가지 선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모두 보여주는 프로가 있었다. 예를 들면 결혼을 한다 vs 안한다. 결정의 기로에서 결혼한 삶을 보여주고, 결혼하지 않은 삶도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기 마련이지만 자꾸 되네이고 되집어 본다고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잠깐의 재미있게 상상해 볼 수 있겠지만 끝나지 않은 선택처럼 되네이며 후회하고 쓸데없는 망상처럼 계속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선택하고 지금도 결정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지만 인생은 완벽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짜 편안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내가 가장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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