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순이 : 워킹맘의 줄다리기 (4)

습관 공부

by 일주일의 순이

일을 하면서 육아와 살림을 같이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워킹맘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학교 퇴근 후 육아 출근한다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 선배 언니들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냥 하하하 웃었었다. 배속에 아이를 품은 채로 어떤 현실이 다가올지 모르고, '집 출근? 무슨 말이야' 하고 공감 못하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언니들은 임신 했을 때가 제일 좋을 때라고 우스갯소리로 내가 태교 바느질을 알아보고 있으면, 태교 바느질 같은 것은 하지 말고 쉬라고도 했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이제서야 왜 그 언니들이 그렇게 말했는지 알았다. 나는 특히 더 해보지 못한 일은 정말 잘 상상이 안 되는 것 같다. 꼭 해봐야 그 일이 얼마나 힘든지 어떤 점이 어려운지 어떤 것이 행복한지 알게 된다. 그렇다. 육아는 출근이라고 할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습관 공부 5분만>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습관을 공부할 필요가 있나?' 하고 호기심에 든 책을 읽고 나도 하나씩 실천해 보게 되었다. 평소에 늘 하고 싶었는데 계속 미루었던 일, 하루 일과 중에 이건 매일 하고 싶었던 일 등을 하나 하나 써보았다. 학교 일로도 아이 돌봄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즈음 이 책이 선물처럼 찾아왔다. 자괴감이 바닥을 치고 나의 부족함이 낱낱이 드러날 때 이 책을 읽고 힘을 얻었다. 글쓴이도 나처럼 무언가 자괴감으로 인해 엄청 힘들 때 자기를 칭찬하는 붙임쪽지를 하나씩 써서 방에 붙여 두었다고 한다. 매일 한 장씩 써서 붙이니 한 벽이 칭찬으로 가득 찼다. 그 칭찬을 읽을 때마다 자괴감보다는 힘이 생겼고, 자기를 진정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칭찬 쪽지로 도배된 벽 사진을 보는데 마치 거기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나도 한번 해보자. 제일 쉬운 습관을 정하고 습관을 해내가는 거야!



처음 정한 습관은 글 2줄 이상 쓰기였다. 책 2장 이상 읽기, 경제 신문 2장 읽기, 아이 책 3권 읽어주기 등으로 하루에 아주 쉽게 해보는 것으로 정했다. 경제 신문 읽기는 많이 못했다. 그래도 글 2줄 이상 쓰기를 꾸준히 하게 되었다. 습관 목록에 동그라미를 하고 습관 밴드 모임에 월별 습관 목표를 정하고 매일 댓글을 달았다. 실행한 것은 누적 숫자로 표시했고, 월 말에 20일 이상 한 것이 없으면 모임에서 탈퇴를 당하는 것이었다. 그 밴드에서 탈퇴당하지 않게 열심히 하나라도 체크했다. 글 2줄 이상 쓰기는 글쓰기 모임 밴드도 있었기 때문에 작년 5월부터 꾸준히 실행해 온 습관이다. 이제 글을 안쓰는 날에는 뭔가 이상하다. 너무 피곤한 날에는 '피곤하다. 왜 피곤했지?' 이런 식으로만이라도 채웠다. 아이 책 읽어주기는 3권이 나에게 버거워서 1권으로 줄였다. 그러니 1권보다는 더 읽어주게 되고 부담이 없었다.


글을 쓰는 다른 이들의 글을 읽으며 또 다양한 생각과 책 리뷰 등을 읽게 되었고, 나의 고민을 이미 해 본 육아 선배들의 조언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보다 더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고 내가 어떤 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특히 sns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유와 목적 없는 스크롤 행동이 나에게 엄청난 피곤함을 선사하는 것이었다. 굳이 알 필요도 없는 타인의 사생활을 보고 질투하고 타인이 가진 행복한 점을 보면서 나의 삶은 초라해지는 것 같은 자괴감 동굴로 들어가는 짓을 하고 있었다. 물론 sns을 통해서 좋은 장소를 찾아볼 수는 있었다. 요새 무엇이 트렌드 인지도 알 수 있었다. 재미있는 영상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그 어플을 즐겨 하면서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내가 꼭 해야 하는 것 등에는 소홀해졌다.


이런 이야기를 몇 번 글로 쓰고 나서 내린 결론은 아, 나는 sns가 버거운 사람이다. 즐거움과 자괴감을 둘 다 주지만 스스로 자괴감을 무의식적으로 주는 동굴에 들어가지 말자고 정했다. 나의 이런 고민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면 '너는 왜 그러냐고, 왜 질투를 하냐' 라고 묻는 친구도 있었다. 정말 의아한 것처럼, '그냥 그 사람의 일상을 그렇구나 하고 보면 되는데 왜 비교를 하고 있냐' 고 물어보는 말에 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았다.


나는 그렇게 내면이 탄탄하지 않나 봐'하고 또 슬펐다. 그래서 아예 내 휴대폰에서 그 어플을 삭제했다. 그리고 하고 싶어도 자제했다. 그런지 어언 6개월쯤 되어가니 행복해졌다. 이렇게 하게 된 것은 큰 결심이 필요했다. 시간이 나면 sns에 무의식적으로 들어가 스크롤을 하고는 했는데 그런 습관을 한 번에 고치려니 조금 힘겨웠다. 그래도 무엇이 이득인지 따져보며 재설치하는 것을 참았고 나는 그 후로 자유를 얻었다.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며 나는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았고 나를 힘겹게 하는 것을 자제했다. 그러니 또 다른 차원의 행복을 얻었다. 습관을 들이며 나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매일 하루 일과를 떠올려보면서 흘려 보낼 것은 흘려보내고 간직하고 싶은 순간은 글로 쓰며 나의 일상을 더 채워나갈 수 있었다. 하루 하루가 어떤 보석으로 반짝이는지 그 순간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워킹맘의 줄다리기에서 황금동아줄을 지휘하는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습관 공부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소해 보이는 습관이 나를 좀먹기도 하고 나를 날아오르게도 할 수 있다. 행복한 일상을 찾아보는 습관 들이기를 해보자.

작가의 이전글화순이 : 부끄러움을 팝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