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순이 : 워킹맘의 줄다리기 (5)

미라클 모닝

by 일주일의 순이

제목: 미라클 모닝


몇 년 전 아침형 인간이 인기였을 때가 있었다. 아침형 인간이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상을 시작하는 것이다. 요즘의 트렌드는 이와 비슷하긴 한데 미라클 모닝인 것 같다. 새벽 시간 일어나서 기적적인 아침을 맞이 하자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과 결은 비슷하다. 새벽 시간 미라클 모닝 인증이라고 인증샷 사진이 카페에 올라오면 이게 뭔가? 이게 뭐지 했었다.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못했다.

나의 일상을 정리해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내가 준비하는 동안 친정 엄마가 집에 오셔서 나의 아침밥을 차려주신다. 나는 준비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고 조금 분주한 몸짓으로 집을 나선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하고 학생들 지도를 하고 오후 업무를 하고 집에 오면 저녁 시간이다. 친정 엄마가 준비해주신 반찬이나 미리 장을 봐 놓은 고기를 굽거나 하며 엄마와 같이 또는 나 혼자 저녁을 준비한다. 엄마는 엄마 집으로 퇴근을 하신다. 나는 아이들 저녁을 먹이고 목욕을 시키고 설거지를 해놓으면 남편이 퇴근하여 온다. 몸이 천근만근 힘들어 대충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을 재운다며 같이 잔다. 잠자기 전에 내가 해야할 일을 하려고 하면 아이들의 시선을 돌릴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 이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내가 밀린 일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집안 정리를 한다. 또는 아이들이 서로 장난감 가지고 잘 놀 때는 텔레비전은 끄기도 한다.

해야 할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책 조금만 읽고 잘까? 글도 써야 하는데. 아이들 책도 읽어줘야 하는데 내일 하자. 하고 부담을 느끼며 잠이 든다. 그 다음날 아침 또 정신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알람 소리를 듣고 아주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뜨며 눈을 비비고 침대에서 나온다.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간다. 이렇게 일상이 이어진다.


이런 일상이 이어지는 중 무언가 허한 느낌이 든다.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 책도 읽고 싶고 경제 공부도 해야 하는데...... 글도 쓰고 싶고, 육아서도 읽고 싶고, 내 마음대로 패드에 그림도 그려보고 싶은데, 도저히 시간이 안난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방으로 쫓아온다. 그 옆에서 엄마 뭐하세요? 하고 같이 하거나 나의 컴퓨터를 마구 두드린다. 집중이 잘 안된다. 그러면 내가 하려던 것을 포기하고 다시 아이들 옆으로 가서 장난감을 같이 갖고 놀거나 집안일을 하고는 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재우고 나는 다시 눈을 떠서 밤중에 침대를 몰래 빠져 나와 책이 있는 방으로 가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어쩌다 가끔 내가 옆에 없는 걸 알고는 아이들이 운다. 또 따라 나온다. 밤 12시에 자다 말고 내 옆으로 온다. 이건 아니다. 다 포기하고 다시 침대로 가자고 아이들을 달래서 같이 눕는다. 피곤에 지친 몸이 침대에 눕자 마자 기절하여 아침까지 쭉 잠이 든다. 이런 생활도 몇 번 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잘 실행이 안되었다. 아이들이 빨리 자는 이른바 육퇴(육아 퇴근)를 바라고 계속 빨리 자자고 말한다. 조바심이 난다. 육퇴가 늦어지는 날에는 내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했다.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불안한 하루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알아보던 중에 미라클 모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5시쯤 일어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한번 해 보았다. 점점 기상 시간을 앞당겼다. 7시 30분에는 집에서 나서야 하니까, 6시 30분에는 씻고 준비해야 하니까 5시부터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해보자 하고 계획을 세웠다. 큰 용기를 내서 5시에 일어났다. 한번 해보니 그 날은 엄청 피곤했다. 졸음이 막 쏟아졌다. 그런데 뭔가 신이 났다. 해보고 나니 시간을 더 알차게 쓰는 느낌이 들었다. 뿌듯했고 신이 났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퇴근하고 와서는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었다. 나를 위한 시간은 새벽에 주면 되었다. 그렇게 하니 균형이 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다음 날에도 5시에 눈이 떠졌다. 눈을 뜨자 마자 양치를 하고 세수를 했다. 찜질 팩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어깨에 올려놓았다. 고요한 새벽, 형광등을 살짝 켜고, 공복에 물 한잔을 먹었다. 그 컵에 바로 유산균을 먹고 양파즙을 먹었다. 건강 퀘스트를 해결한 느낌이 들었다. 미션 성공! 나만의 아지트 자리로 가서 다리를 찜질기에 넣고 찜질을 시작한다. 플래너를 쓰거나 글을 쓴다. 책도 읽거나 경제 신문을 보기도 한다. 그렇게 조금 앉아 있다가 6시쯤 거실로 나와 홈트레이너 영상을 틀고 홈트 영상을 따라한다. 몸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다. 땀이 나며 몸이 부들 부들 떨린다. 개운하다. 운동을 마치고 바로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하며 미라클 모닝을 끝낸다.

미라클 모닝을 하다 보니 이른 아침 나에게 선물을 준 것 같았다.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많이 피곤할 것 같았는데 자꾸 하다보니 적응이 되었다. 그 전보다 몸이 더 가벼워진 것 같았다. 아침에 찜질을 하고 운동을 하니 건강해진 느낌이 들었다. 꼭 빠른 육아 퇴근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나에게는 새벽에 고정된 시간이 있으니 나만 일찍 일어나 나만 조절하면 그 시간은 온전히 내 것이었다. 새벽에 글을 쓰며 플래너를 쓰며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하루의 일상을 슬로우 비디오처럼 회상하기도 하고, 그 때의 감정을 더 붙잡고 글로 저장해 놓기도 했다. 매일 피곤하고 억지로 해내던 일들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미라클 모닝의 이름처럼 정말 나의 일상에 미라클이 찾아 왔다. 피곤함을 이겨 내고 미라클 모닝을 도전 해 보자. 일도 하고 육아도 해야하는 워킹맘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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