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이 : 안녕하세요, 과학부장입니다 (2)

by 일주일의 순이

코딩교육은 현재 5~6학년 실과 교육과정의 일부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7~8년 전 한창 코딩교육 열풍이 불었을 때 마치 코딩을 모르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도 코딩교육을 많이 하고 있고, 나 역시 이것 저것 로봇 교구로 지도 경험이 있다. 엔트리나 스크래치 등 블록코딩은 비슷비슷해서 아이들이 간단하게 체험하고, 더 나아가서는 꽤 재밌는 작품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블록코딩으로 접근하는데, 이 분야는 교사의 관심과 역량 차이가 많이 난다.


과학부장이라 학교에 있는 코딩 교구들을 관리하고 있다. 코딩교구 구입 명목 예산이 내려오면 가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쉽고, 대중적인 교구를 구입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구입한 코딩교구를 대여해서 학급 학생들과 사용하는 선생님들이 극히 드물다. 내가 (담당자라) 사고, 나만 사용하는 격이다. 올해 코로나 방역지침이 완화되어 전체 선생님들 대상으로 학교에 있는 코딩교구와 관련된 연수를 진행했더니 아주 드물게, 조금씩 문의를 주시는 선생님들이 있긴 하다. 연락이 오면 기쁜 마음으로 가져다드린다. 코딩 로봇 종류마다 다르지만 한 대에 5~10만원 정도이다. 이 비싼 교구들이 속절없이 기다리는 시간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에듀테크나 과학부장들이 많이 있는 교사 모임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면 오히려 순진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선배 선생님 중 한분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들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잘 아는 네가 쓰고, 네 반 학생들에게, 네가 담당하는 영재반 애들에게 잘 수업하면, 그 아이들 중 한명은 코딩에 관심을 갖고, 한국의 빌게이츠가 되고, 스티브잡스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코딩 로봇으로 수업을 해도 진심으로 신나서 따라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예 관심없는 학생들도 있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알차게 따라와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내가 가진 예산으로 외부 강사를 들여와서 코딩수업을 제공한다. 아마 많은 학교에서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라도 해야 옆에서 보는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함께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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