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순이 : 워킹맘의 줄다리기(1)

워킹맘의 삶은 줄다리기와 같다.

by 일주일의 순이




워킹맘의 삶은 줄다리기와 같다. 학교와 집이 나를 잡아 당긴다. 학기말 나는 학교에 이끌리고 있었다. 내 업무 특성상 제일 바쁜 시기라 여유가 없이 이미 일이 쌓여있었다.


무조건 학교에 맞추었고 아이들 돌봄도 약간 후순위에 두었다. 첫째 책 3권씩 읽어준다고 약속도 정해놨는데 한권도 못 읽어주었다. 그만큼 정신이 다른 곳에 있다.


이제 집이 나를 당길 차례다. 오늘 퇴근길 친정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큰 애가 열이 나고 눈이 부었다는 것이다. 순간 운전에 집중이 안되고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오늘도 응급실에 가야하는 건가. 눈이 부었다고? 생전 처음 듣는 증상에 살짝 어지러웠다. 마침 남편에게 연락해보니 오늘 출장이라 나와 비슷한 시간에 집에 온다고 했다. 남편이 늦게 오면 둘째를 엄마에게 맡기고 병원에 다녀와야 하나 고민했는데 남편차로 다같이 병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인근 마트 소아과는 9시까지 하니까 거기로 가는 중이었는데 퇴근시간이라 차가 엄청 막혔다. 10분이면 갈 거리를 가다 말다 하는 중에 큰 애가 식은땀을 흘리며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이다. 응가 마려워??아니 나 배탈이 났어 엄마 나 배탈났어.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 그러지.. 평소에도 벨트 때문에 배가 아프다 하는데 오늘은 살짝 헐렁한데도 배탈났어를 20번 이상 말하길래 나도 조금만 참아라고만 반응했다.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려 뒤를 보니 큰 애가 토를 하고 있었다. 아.. 무슨 날벼락이 났구나. 얘가 아프긴 아프구나. 또 심각해질려는 찰나. 바로 주차를 하고 나는 아이를 닦아주고 남편에겐 차를 닦으라고 했다. 토한 양이 꽤 많았다. 할머니가 주신 망고를 먹고 그랬나보다. 혹시 망고알러지인가..하고 걱정이 되었다. 아이 옷이 다 젖어서 마트에서 아이 옷을 사고 겸사겸사 둘째 옷도 사고 갈아입히고 씻기고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은 증상을 듣더니 장염 같다고 했다. 배에서도 소리가 안난다고? 해서 장염같다면서.. 약을 지어주셨다. 요새 장염이 유행이라고 했다. 아.. 집에 데리고 있었어야 했나 괜히 어린이집을 보냈나. 눈도 알러지 비염이있으면 눈으로도 올 수 있다며 안약을 넣으라했다.

집으로 와서 자기 전 안약을 넣는데 아이 눈이 살살 빨개지고 있었다. 장염에 결막염? 이거 왜 갑자기 두개나 찾아왔지... 아이의 눈에 안약을 넣어주는데 마음이 아프다. 빨개지고 있는 눈을 보는데 안쓰럽다.


그러면서 또 줄다리기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내가 너무 아이를 못 본 탓일까? 자책하다가 이 바쁜 시기에 아픈 아이가 원망스럽게도 했다. 나는 이기적인 엄마일까?? 일하는 엄마는 늘 죄인이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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