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작가는 육아 중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날을 기다리며 이렇게 그림을 그렸다. 육아 용품이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필요하다니 이것저것 살 때였다. 박람회도 가보고 아이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드디어 출산을 했다. 산통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감동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하늘에서 와장창 행복과 은혜와 경이로움과 모든 감정이 다 섞여서 뿌려주는 것 같았다.
그 행복에 비례하듯 육아의 고통도 적지 않았다.
육아.....육아...육아......으아,,,,,, 임신했을 때가 제일 좋을 것이라던 선배 언니들의 말이 너무나 와닿았다. 조그마한 생명체가 내 몸에서 나와 목도 못 가누고, 혼자서도 트림을 할 수 없는 것을 보며, 한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내 손에 달걀을 쥐고 다니는 것 같아."
떨어지면 깨질라, 세게 누르면 깨질라, 살짝만 부딪혀도 금이 갈라, 어느 순간에도 안심할 수 없이, 달걀을 손에 쥐고 있는 것. 그 말이 떠오르면서, 모든 엄마들이 이런 통과의례를 거쳐갔겠구나. 다들 이렇게나 치열하게 살고 있었구나 싶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선배 언니들에게 하소연을 했다. 다들 이렇게 힘들게 하시던 거였냐고,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다는 내색을 안 하셨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답은
"어차피 이야기해봤자 잘 모를 것이다."
이 말인즉슨
"닥쳐서 해보지 않았으니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살기 바빠 힘들다는 이야기를 잘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다 그런 거야, 조금만 참아. 그 시절이 제일 힘들 때야, 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이제 아이가 6살, 4살쯤 되고 보니 신생아 육아, 돌 전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딱 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때가 제일 힘들 때야, 조금만 버텨..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조리원에서 있다가 처음 집으로 아이와 함께 온 날 밤을 새웠다. 그날은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주말이라 안 계신 날이었고, 나와 남편이 처음으로 아이를 육아해야 하는 날이었다.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정말 생각보다 더 힘들어서 깜짝 놀랐다. 기저귀를 갈려면 속싸개를 풀어야 하고 속싸개를 조금 더 세게 감아줘야 아이가 자신의 팔다리에 놀라지 않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기술이 부족했다. 또 아이는 한 시간 조금 넘는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했고, 수유 후에는 트림을 시켜줘야 했다. 수유 30분 하고, 트림 30분 하고 잠시 30-40분 쉬고 있으면 또다시 수유할 시간이 되었다.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만 붙이고 있다가 다시 또 응애 하고 울면 달려가서 수유를 하고, 이 날 너무 힘들어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밤에는 아이가 대변을 봐서 잘 닦고 엉덩이를 씻기려고 세면대로 데려가서 영차 영차 불안정하게 애를 왼쪽 팔에 엎드리게 자세를 취해 놓고 씻기려는데 대변이 다 완료가 된 것이 아니었는지, 갑자기 세면대에서 응가.....가 주르륵..... 새벽에 나는 깜짝 놀라서, 으아! 하고 소리를 냈다. 그렇게 나나 남편이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이제 현실이구나. 하며 멍하니 아이를 키웠다.
점차 여유가 생기니,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생각보다 더 심한 육아 난이도를 느껴보고 이걸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잠시 낮잠을 자거나 모빌을 볼 때, 슉슉 그렸다.
저 시기, 저 국민 모빌을 써봤던 사람이라면 아~ 맞아, 저 때 정말 그랬지. 몰래몰래 밥도 먹고 그랬지 생각이 날 것이다. 그래서 육아 풍경을 하나씩 그려 봤었다.
백일상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그 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아이를 안고 재우며 아이가 낮잠 자면 이런 것 저런 거 해야지 하고 상상하다가, 샤워만 하고 할 일을 못했을 때의 좌절감도 표현해 보았다.
어느 날은 참외를 먹는데, 내가 먹는 모습을 보며 이글이글 쳐다보는 눈빛이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고 그림으로 그렸다.
아이 사진에 어울리는 장난도 치기도 하고
200일쯤 아이가 커가는 것을 느낄 때 이런 그림도 그렸다.
최근에 아이가 다래끼 수술을 받고 나서 이런 그림도 그렸다.
그때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또 감회가 새롭다. 그때의 힘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직 육아는 진행 중이고
헛작가의 생애 주기 그림톡talk은 앞으로도 진행 중일 것이다.
살며 노래하며 꿈꾸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