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순이: 생애 주기 그림톡talk (4)

헛작가는 육아 중

by 일주일의 순이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날을 기다리며 이렇게 그림을 그렸다. 육아 용품이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필요하다니 이것저것 살 때였다. 박람회도 가보고 아이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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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드디어 출산을 했다. 산통의 시간이 지나고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감동은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하늘에서 와장창 행복과 은혜와 경이로움과 모든 감정이 다 섞여서 뿌려주는 것 같았다.



그 행복에 비례하듯 육아의 고통도 적지 않았다.

육아.....육아...육아......으아,,,,,, 임신했을 때가 제일 좋을 것이라던 선배 언니들의 말이 너무나 와닿았다. 조그마한 생명체가 내 몸에서 나와 목도 못 가누고, 혼자서도 트림을 할 수 없는 것을 보며, 한 언니의 말이 떠올랐다.



"내 손에 달걀을 쥐고 다니는 것 같아."





떨어지면 깨질라, 세게 누르면 깨질라, 살짝만 부딪혀도 금이 갈라, 어느 순간에도 안심할 수 없이, 달걀을 손에 쥐고 있는 것. 그 말이 떠오르면서, 모든 엄마들이 이런 통과의례를 거쳐갔겠구나. 다들 이렇게나 치열하게 살고 있었구나 싶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선배 언니들에게 하소연을 했다. 다들 이렇게 힘들게 하시던 거였냐고,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들다는 내색을 안 하셨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답은

"어차피 이야기해봤자 잘 모를 것이다."

이 말인즉슨

"닥쳐서 해보지 않았으니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살기 바빠 힘들다는 이야기를 잘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다 그런 거야, 조금만 참아. 그 시절이 제일 힘들 때야, 하며 위로를 해주었다.



이제 아이가 6살, 4살쯤 되고 보니 신생아 육아, 돌 전 육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딱 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때가 제일 힘들 때야, 조금만 버텨..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조리원에서 있다가 처음 집으로 아이와 함께 온 날 밤을 새웠다. 그날은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주말이라 안 계신 날이었고, 나와 남편이 처음으로 아이를 육아해야 하는 날이었다. 힘들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정말 생각보다 더 힘들어서 깜짝 놀랐다. 기저귀를 갈려면 속싸개를 풀어야 하고 속싸개를 조금 더 세게 감아줘야 아이가 자신의 팔다리에 놀라지 않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기술이 부족했다. 또 아이는 한 시간 조금 넘는 간격으로 수유를 해야 했고, 수유 후에는 트림을 시켜줘야 했다. 수유 30분 하고, 트림 30분 하고 잠시 30-40분 쉬고 있으면 또다시 수유할 시간이 되었다. 밤에도 마찬가지였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만 붙이고 있다가 다시 또 응애 하고 울면 달려가서 수유를 하고, 이 날 너무 힘들어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밤에는 아이가 대변을 봐서 잘 닦고 엉덩이를 씻기려고 세면대로 데려가서 영차 영차 불안정하게 애를 왼쪽 팔에 엎드리게 자세를 취해 놓고 씻기려는데 대변이 다 완료가 된 것이 아니었는지, 갑자기 세면대에서 응가.....가 주르륵..... 새벽에 나는 깜짝 놀라서, 으아! 하고 소리를 냈다. 그렇게 나나 남편이나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이제 현실이구나. 하며 멍하니 아이를 키웠다.



점차 여유가 생기니,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생각보다 더 심한 육아 난이도를 느껴보고 이걸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잠시 낮잠을 자거나 모빌을 볼 때, 슉슉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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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시기, 저 국민 모빌을 써봤던 사람이라면 아~ 맞아, 저 때 정말 그랬지. 몰래몰래 밥도 먹고 그랬지 생각이 날 것이다. 그래서 육아 풍경을 하나씩 그려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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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상을 만들고 사진을 찍고 그 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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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안고 재우며 아이가 낮잠 자면 이런 것 저런 거 해야지 하고 상상하다가, 샤워만 하고 할 일을 못했을 때의 좌절감도 표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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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참외를 먹는데, 내가 먹는 모습을 보며 이글이글 쳐다보는 눈빛이 너무 귀여워 사진을 찍고 그림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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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사진에 어울리는 장난도 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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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쯤 아이가 커가는 것을 느낄 때 이런 그림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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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이가 다래끼 수술을 받고 나서 이런 그림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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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또 감회가 새롭다. 그때의 힘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직 육아는 진행 중이고

헛작가의 생애 주기 그림톡talk은 앞으로도 진행 중일 것이다.

살며 노래하며 꿈꾸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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