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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lleehan Sep 24. 2021

사랑니

사랑니


네가 뽑혀나간 자리를 혀로 낼름 쓸어보았다.

하악의 상하좌우에 박혀있던 뼛조각들을 빼내느라

꽤 많은 쇳덩이가 내 입안을 헤집었다


나는 이 4개의 뼛조각들이 꼭

봄 같고

여름 같고 가을 같고

겨울 같다


벌어진 잇몸에 하찮은 의료용 실이 억지로

방금 째진 살이 빨리 아물어버리라는 듯이

팽팽하게 당겨진 채로 묶여있었다.

나는 그래도 혀를 얇게 만들어 그 사이를 헤집고

휑하게 파인 우물을 쓸어보았다.


언제 그곳에 있었냐는 듯이

구덩이에는 비릿한 피만 고여있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곳에 이물질이 끼지 않고

이제 더 이상 그곳이 붓거나 헐어버릴 일이 없고

나는 이제 더 이상

너 때문에 괴로워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계절을 잃은 듯 마음이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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