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뒤의 계획을 세운다는 건
신촌역 앞 오거리에는 차가 정말 많다.
눈으로 딱 보기에도 많고, 가끔 직접 차를 타고 지나갈 때에도 많다고 느낀다.
만약 내가 직접 운전한다면 좀 빡세겠는데? 싶다.
오거리 특성상 신호를 받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을 보고서도 잠깐 헷갈리면 다른 길로 들어가기 일쑤다.
퇴사를 하기 위해,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생각하던 중 문득 나 자신이 신촌 오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 같았다.
한참 달리다가 만난 오거리.
어디로 가야 할까?
사실 오거리에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어디로 가고 싶은지 정해뒀다.
이렇게 보면 MBTI가 기가 막힌 게,
평소에는 내가 J가 맞나 싶다가도 문득 이런 나를 발견하면 맞다고 느낀다.
혹자는 궁금할 것이다.
갈 길도 정해졌고, 이제 그리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가고 싶은 길이지만 갈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사실 일주일 뒤에 시험을 하나 본다.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
어릴 적부터 마음속 한 구석에 꼬깃꼬깃 접어뒀던 꿈을 꺼냈다.
지금이 가장 적기이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하게 됐고,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해서 더욱 불안하다.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와도 불안하고,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지 않으면 당연히 불안하다.^^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나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신촌 오거리에 들어섰다.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는 로스쿨 진학이다.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정확히 들어가기 위해
온 정신과 노력을 바치고 있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
잠깐 허둥대던 사이 다른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로스쿨 진학이라는 방향 말고 다른 방향으로 진입했다고,
내 인생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방향이 결과론적으로 더 옳았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용기와 기백.
내가 가는 길이 곧 정답일 거라는 마음가짐.
이번 시험을 준비하는 로준생, 몇 년 뒤 시험을 준비하는 로준생,
혹은 다른 시험/면접 등을 준비하는 그 누구든
이 글을 보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얻으면 행복할 것 같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걱정되는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합시다.
며칠 뒤에 성공적인 시험 결과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