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보다 휴식을 선택했다.

길리랑칸푸쉬 선택 편

by Bullee

여행지로 몰디브만 결정하면 모든 게 쉽게 결정될 줄 알았다. 하지만 '몰디브대학 리조트학과'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몰디브에 그렇게나 많은 리조트가 있는 줄 몰랐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조건과 분위기에서 하나를 골라야 했다. 수많은 블로그와 사이트를 둘러본 끝에 우리가 어떤 리조트를 선택해야 하는지 기준을 잡을 수 있었다.


1. 수중환경보다는 라군이 좋을 것

둘 다 수영을 못하고 무서워하기 때문에 바다에서 하는 액티비티는 안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2. 공항에서 가까울 것

몰디브는 리조트 가는 방법이 크게 3가지이다. 근거리는 스피드보트 조금 먼 곳은 수상비행기 그리고 먼 곳은 국내선을 이용한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과 5시간의 환승 시간까지 하면 몰디브 말레 공항에 도착할 때 남아 있을 체력이 없기 때문에 스피드보트 이동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3. 하이브리드 급

이왕 가는 거 높은 등급(?)으로 가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아서 무리를 해서라도 돈을 쓰기로 했다.

몇 군데 여행사 조건을 제시하고 받은 견적서 중 '길리랑칸푸쉬'라는 곳을 선택하고 지난해 8월 계약했다. '길리랑칸푸쉬는 로빈스크루스를 모티브로 만든 곳으로 자연친화적이다.'라는 특징이 있지만 나에게는 그 설명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일단 '리조트가 거기서 거기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컸고 몰디브를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모든 게 좋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모두 워터빌라 바다 위에 속소가 있었고, 독특하게 바다 가운데 섬 같이 숙소가 있는 크루소 레지던스가 있기에 둘 다 체험해보고 싶어 워터빌라와 크루소 레지던스를 믹스해서 각각 2박씩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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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군빌라 크루소레지던스


몰디브 여행은 리조트만 예약하면 준비는 90%가 끝난 것이다. 예약을 끝내고 8개월 뒤 리조트에 들어가는 스피드보트를 타고서야 몰디브에 온 것을 실감했다. 더운 날씨, 일명 뽕따색이라 불리는 에메랄드빛 바다색은 사진으로만 보던 몰디브였다. 길리랑카푸쉬는 특이하게 리조트 내에서는 신발을 벗고 다닌다. 스피드보트를 타면 신발부터 벗긴다. 처음에는 맨발로 리조트를 다닌다는 게 걱정은 됐지만 막상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게다가 신발이 필요 없으니 짐도 많이 줄어서 가방 싸는데 큰 도움이 됐으니 만족스러웠다.


숙소 앞(타임랩스)

오후에 몰디브 공항에 도착해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리조트에 들어가는데 역시나 우기라 그런지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앞이 안 보이다 못해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가지도 못할 상황으로 비가 많이 왔다. 숙소에 들어가 보니 거실까지 비가 들어차 물바다였으니 앞으로 남은 우리의 휴가 기간 내내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 모드였지만, 우리의 버틀러 프라이데이는 너무나 평온하게 잘 즐길 수 있을 꺼라 위로해줬고 그 말이 사실임을 다음날 알게 되었다. 비는 스콜성이 강해 약 20분 정도 몰아치고는 잠잠해진다. 그런 패턴에 적응을 하니 우기 때도 즐길만했다. 오히려 낮에 구름이 많으면 선선해서 좋았다.

우기라 바람이 많이 붑니다.


숙소에서 식당이 있는 곳까지는 나무로 만든 다리로 되어 있고, 섬 내부의 길은 모두 모래와 흙으로 되어 있다. 식당 바닥만 인공물로 되어있을 뿐 숙소 바닥부터 스파시설 바닥까지 모두 다 나무로 돼있다. 그래서 섬에서 맨발로 생활이 가능한 것이다. 숙소도 전통식 가옥으로 지어서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와 식물로 만들어있어 왜 이곳이 친환경을 모토로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섬 중앙에 있는 텃밭에서 기른 작물로 샐러드를 만들고 일회용품을 전혀 안 쓰는 길리 스타일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방 옮길 때(6배속)

이곳도 다른 리조트처럼 바다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신청하지 않았다. 숙소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 들어가 스노클링을 하면 됐고 거실에서 바로 선셋이 보였기 때문에 굳이 다른 곳에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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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통해 난 몰디브가 아닌 길리랑칸푸쉬의 매력에 빠졌다고 해도 될 것 같다.


- 시설 소개는 다음 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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