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랑칸푸쉬 선택 편
몰디브 여행은 리조트만 예약하면 준비는 90%가 끝난 것이다. 예약을 끝내고 8개월 뒤 리조트에 들어가는 스피드보트를 타고서야 몰디브에 온 것을 실감했다. 더운 날씨, 일명 뽕따색이라 불리는 에메랄드빛 바다색은 사진으로만 보던 몰디브였다. 길리랑카푸쉬는 특이하게 리조트 내에서는 신발을 벗고 다닌다. 스피드보트를 타면 신발부터 벗긴다. 처음에는 맨발로 리조트를 다닌다는 게 걱정은 됐지만 막상 하루 이틀 정도 지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게다가 신발이 필요 없으니 짐도 많이 줄어서 가방 싸는데 큰 도움이 됐으니 만족스러웠다.
오후에 몰디브 공항에 도착해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리조트에 들어가는데 역시나 우기라 그런지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앞이 안 보이다 못해 선착장에서 숙소까지 가지도 못할 상황으로 비가 많이 왔다. 숙소에 들어가 보니 거실까지 비가 들어차 물바다였으니 앞으로 남은 우리의 휴가 기간 내내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 모드였지만, 우리의 버틀러 프라이데이는 너무나 평온하게 잘 즐길 수 있을 꺼라 위로해줬고 그 말이 사실임을 다음날 알게 되었다. 비는 스콜성이 강해 약 20분 정도 몰아치고는 잠잠해진다. 그런 패턴에 적응을 하니 우기 때도 즐길만했다. 오히려 낮에 구름이 많으면 선선해서 좋았다.
숙소에서 식당이 있는 곳까지는 나무로 만든 다리로 되어 있고, 섬 내부의 길은 모두 모래와 흙으로 되어 있다. 식당 바닥만 인공물로 되어있을 뿐 숙소 바닥부터 스파시설 바닥까지 모두 다 나무로 돼있다. 그래서 섬에서 맨발로 생활이 가능한 것이다. 숙소도 전통식 가옥으로 지어서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와 식물로 만들어있어 왜 이곳이 친환경을 모토로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섬 중앙에 있는 텃밭에서 기른 작물로 샐러드를 만들고 일회용품을 전혀 안 쓰는 길리 스타일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곳도 다른 리조트처럼 바다에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신청하지 않았다. 숙소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 들어가 스노클링을 하면 됐고 거실에서 바로 선셋이 보였기 때문에 굳이 다른 곳에 갈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난 몰디브가 아닌 길리랑칸푸쉬의 매력에 빠졌다고 해도 될 것 같다.
- 시설 소개는 다음 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