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노가 알려준 '최고의 협상'

이해관심사(interest) 파악하기

by 김명환

프로젝트 M’의 두 번째 미션은 산인그룹의 가치를 올리는 것. 산인의 유통 매장은 오프라인 판매 방식으로 운영했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새벽에 배송되는 소비자의 니즈와는 맞지 않았다. 윤주노는 판매, 배송, 재고관리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프로젝트 M’은 6개월 안에 마쳐야 해서 개발자를 채용해 플랫폼을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윤주노는 플랫폼 회사 인수에 나선다. 그 대상은 ‘차차게임즈’. 택배차를 몰아 고객에게 물품을 배송하는 모바일 게임 ‘택배왕’을 개발한 회사다. 그런데 ‘차차게임즈’는 자금난으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윤주노는 ‘택배왕’의 게임보다는 플랫폼이 탐났다. 게임 서비스도 끝났고, 애널리스트의 감정까지 받아 비교적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주노가 잘되는 것을 못 보는 하태수 전무(CFO). 그는 사모엘펀드와 짜고 ‘차차게임즈’의 차호진 대표를 만나 ‘산인보다 2배를 주겠다’고 속여 우선협상계약을 성사한다. 과연 ‘차차게임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윤주노, '협상의 조건에 돈만 있는 건 아니지요.'


차차게임즈가 사모엘펀드와 우선협상계약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윤주노는 차호진 사무실을 찾아간다.

윤주노 : 더 좋은 제안 받으셨다고요?
차호진 : 네. 받았어요.
윤주노 : 택배왕 재밌었는데, 이제 못하나요?
차호진 : 그쪽 사람들은 세상이 다 돈으로 보인다면서요?
윤주노 :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차호진 : 나 솔직히 사모엘이랑 도장 찍었거든요.


『최고의 협상』 : '이해관심사'의 파악 방법


협상에서 ‘상대방이 진심으로 원하는 바’를 이해관심사(interest)라고 한다. 이를 파악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직접 묻는 것이다. 즉, '왜 그것이 중요하죠? 그것을 해결해서 당신에게는 어떠한 만족이 생기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높고, 서로가 가진 이해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여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즉, 당사자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듣고 이해관심사를 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 그것을 피드백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과정은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듭하게 된다. 윤주노는 차호진에게 돈이 필요한지, 아니면 게임 개발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지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아직까지 차호진과의 신뢰는 형성되지 않았다. 그래서 윤주노는 '(인수합병 담당자에게는) 왜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으며, 차호진이 게임 개발을 계속할 뜻이 있느냐고 간접적으로 묻는 것이다.


윤주노, 차호진 모두 서로의 이해관심사가 궁금하다


윤주노 : 사모엘에서 두 배로 받으셨나요?
차호진 ; 택배왕 진짜 해봤어요?


윤주노는 간접적으로 파악한 차호진의 이해관심사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정말 두배를 받았냐고... 이쯤되면 차호진은 궁금해 진다. 도대체 윤주노가 나에게 묻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면서 산인그룹이 관심이 두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다. 그래서 택배왕을 해봤냐고 묻는다. 차호진 역시 윤주노의 이해관심사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윤주노, 차호진의 심리적 이해관심사에 관해 파악하다

윤주노 : 제 아이디 보이시죠? 백사. 지금은 하이스퀘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엔딩까진 깨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스터에그를 찾는 데까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차 대표님을 찾아온 겁니다. 제가 대표님 입장이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생을 바쳐 만든 게임을 도둑 맞았고 그 게임이 내 첫사랑을 뺏어간 사람 손에서 대박이 났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도 내 꿈을 방해하고 있고요. 대표님은 계속 시도할 수 있어서 게임이 좋다고 하셨죠? 하지만 아무나 계속 시도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최고의 협상』: '이해관심사'란?


이해관심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실질적 이해관심사(actual interest)로 돈, 시간처럼 가치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심리적 이해관심사(psycological interest)로 자존심의 존중과 같은 것이다. 셋째, 절차적 이해관심사(procedural interest)로 협상 진행에서의 진행 절차에 관한 것이다. 윤주노는 택배왕의 '이스터 에그(easter egg)'를 찾는데 까지 했다며 차호진의 이해관심사가 실질적(돈)이 아닌 심리적(첫사랑에 관한 추억)인 것에 있음을 간파한다. '이스터 에그'는 게임개발자가 자기의 흔적을 숨기는 것을 말는데, 차호진에게 택배왕의 이스터 에그는 매우 소중한 것이다. 왜냐하면 첫사랑을 지키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윤주노는 차호진이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게임 개발을 계속하길 원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윤주노, 차호진의 생각을 돌려놓다


차호진 : 죄송합니다.
윤주노 : 뭐가요?
차호진 : 아니 그냥 제가 잠수도 탔고
윤주노 : 괜찮습니다.
차호진 : 또 사무엘이랑 계약한 것도 그렇고
윤주노 : 그건 좀 아프네요. 그래도 그게 대표님을 위한 결정이었을 테니까요. 그럼
차호진 : 저기 혹시 그 계약 무를 수도 있나요?
윤주노 : 도장을 찍으셨으면 위약금 조항도 있을 텐데 차차에서 낼 수 있는 금액은 아닐 거 같네요.
차호진 : 네.
윤주노 : 사무엘이랑 어떤 계약을 하셨는진 모르겠지만 게임 계속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대표님 게임이 좋거든요. 재밌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차호진은 윤주노가 마치 자기의 마음속에 다녀간 건 아닌지 생각할지도 모른다. 차호진은 원래 산인그룹 M&A팀과 계약하기로 했었다가 사모엘펀드의 제안을 듣고 마음을 돌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윤주노에게 미안해 하고 또 후회한다. 그래서 그는 산인그룹과 계약을 하고 싶어졌다. 윤주노는 차호진의 이해관심사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마음을 돌리게 했다.


※ 참고자료 ‘협상의 기술’(Jtbc) 4화 <당신의 언어>

※ 참고문헌 Christopher W. Moore. (2003). 'The Mediation Process: practical Strategies for Resolving Conflict'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윤주노가 알려준 '최고의 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