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아래 숨바꼭질

by 불망

나는 별을 보지 않는다.


별빛이 너무 밝은 날이면,

갈대밭의 그림자가 깊어진다.


내 방의 작은 창문을 열면

따라 들어오던 흙내음을 아직 기억한다.


불을 켜지 않아도,

창밖은 훤했다.


그 별빛 아래에는

산들바람에 흩날리던

갈대밭이 있었다.


까치발을 들고선

창밖을 내다보면서도

행여나 내 모습이 들킬세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절대 내 모습을 들켜선 안 돼.


그러나

그 별빛 아래서 또

누군가 사라질까

나는 끝내 눈을 떼지 못했다.


별빛은

너무 밝아서.

나는 차라리

저 별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했다.


갈대밭에 숨은 우리 엄마,

가려주게.


그날의 엄마는

내가 알아보게 숨었던 걸까.


자꾸만 내 눈에 밟혔다.


그렇게 엄마의

숨바꼭질이 끝나면,


다급히 바닥을 긁어내던

엄마의 발소리에

나의 숨바꼭질이 시작됐다.


이불속에 숨어들어

잠드는 척.


모든 소음이 가라앉은 새벽엔

늘 그렇게.


그 밤엔

별빛이 너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