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었는데, 왜 글 발행을 안 하는 거예요?

이제 시작.

by NFP

어느 날 갑자기 글쓰기에 꽂혔다.

자발적이었던 건 아니고 모든 자기 계발서에서 뇌 성장의 치트키를 '글쓰기'라고 하기에 시작했다.

그 뒤로 나는 거의 매일 글쓰기를 했다.

서랍에 차곡차곡 쌓인 나의 습작이 한 100개쯤 되었을 때,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간 쌓인 나의 습작 중에도 제법 애정이 가는 글쓰기가 많았기 때문에, 작가가 되고 나면 이 글이랑 저 글이랑 발행해야지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작가가 막상 되니 그 '발행' 버튼이 안 눌러진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나의 어깨에 내려앉아 책임감을 더한다.

'작가님'이라는 호칭에 심취해, 혹시 나의 글에 논리적인 허점은 없을까. 괜히 꼴값 떠는 걸로 보이진 않을까.

별별 생각이 들며 용기가 줄어든다.

필명 뒤에 숨어 조심히 발행하는 글 하나에도 마음이 쪼그라든다.

감히 예상컨대 나처럼 숨어있는 쫄보 작가들이 많으리란 생각이다. 서랍 속에 작품들을 간직한 채,

'작가가 되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생각하겠지.

나처럼.


오늘 자기 전 역행자 작가 자청님의 글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있었다.

무엇을 하려는 마음이 잘 안 먹어지면 딱 일요일 1시부터 3시까지만 해보세요.

일요일 1시.

가장 나른하고 할 게 없으며 조용하고 평화로운 일요일 낮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시간만 투자해보라는 말.

그 시간에만 해보라는 글을 보니 왠지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일요일 작가가 될 마음이다.

한주 동안 오며 가며 고민해온 소재를, 일요일 낮 2시간만 글로 쓰고 '발행'을 꾹 눌러볼 계획이다.


누가 봐줄지 몰라도, 사실 누구 하나 안 봐준들 어떤가.

나는 일요일 낮에만 (본의 아니게) 비밀스럽게 활동하는 작가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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