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남자가 임신하는 영화, 이미 있지 않아요?
아, 네! 그 영화는 28년 전에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근육질 남배우의 연기 변신에 방점을 둔 코미디 영화로, 저의 남성 임신 애니메이션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영화에는 남자의 임신 과정은 일절 나오지 않으며, 대한민국의 가부장제를 꼬집는 풍자극이기 때문입니다!!
으레 나오는 질문이다. 이 심사위원은 나의 기획서와 시놉시스를 제대로 안 읽은 게 분명하다. 암튼 나는 중년 남성 심사위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작품을 어필하기 위해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그 높고 귀하신 분들이 넓은 아량을 베푸신 결과, <안 할 이유 없는 임신>은 현재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화책으로도 제작 중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후반 작업 단계이고,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건이 안 되어서 메이킹 필름을 못 찍었는데, 나의 좌충우돌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글로라도 남겨야겠다 싶었다. 초짜 감독인 나에겐 제작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어제 점심 메뉴가 뭐였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가물가물 기억력이 떨어지고 있다. 나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모든 기억이 증발하기 전에 어디에든 적어놔야만 한다!
남성임신 영화 만드는 이야기, 궁금하신가요?
제발 궁금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안 그러면 글 쓸 힘이 안 나니까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