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by 이솔라 Sola

1. 구원은 스스로 얻어야 한다. 여러 가지의 고독과 외로움에 나도 모르게 잠식되어 지독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제는 일부러라도 그 시간들을 붙들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적막을 참지 못하고 빈틈을 줄 시간도 없이 고요한 공백을 어떻게든 메꾸려는 행동은 나를 되려 해치는 일이라는 걸 이젠 알겠다.


2. 두 발은 올곧게 자리를 지키고 시선은 멀리 보는 연습을 늘 해야 한다. 답을 찾아 허우적대는 게 아닌 좋은 질문을 찾아다녀야 구덩이에 빠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외로움과 불안은 태어나면서 인간이 가지는 상수이니 벗어나려는 마음은 곱게 접어두고 어떻게 이 모난 조각들을 동그랗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겠다. 세상이 어디 만만했던 적이 있던가라는 초연한 마음은 불안을 잘 타이르고 꺼멓게 굳어버릴 정도로 과열된 마음들을 호호 불고 가볍고 때론 묵직한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모양새를 갖춘다.



3.의식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잠깐이라도 멈춰 서서 눈에 담아야 한다. 호주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해가 져가는 하루 끝에서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 적이 있다.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갔었는데 온갖 낯선 형태의 외로움과 불안함에 잠식되었던 나에게 나를 너무나 잘 아는 누군가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말라고 대신 전달해 주는 듯한 청청한 하늘에 마음이 싹 내려갔던 날이었다.



4.머릿속이 소음으로 꽉 차있는 날에는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걷는다. 걷고, 방랑하고 때론 숨이 막힐 때까지 뛰어버린다. 이런 것들은 우리 마음에 알게 모르게 희미한 방향과 갈피를 쥐여준다. 키츨러가 말한 것처럼 우리를 더 만족스럽게, 더 명랑하게, 더 저항력 있게, 더 명확하게, 더 평온하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테니까